한국에 대한 망언을 자주해 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2018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축하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시하라 지사는 평창의 2018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직후인 7일 새벽 "같은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이 훌륭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개최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시하라 지사의 속마음은 편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는 같은 동아시아라는 점 때문에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노리는 도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2020년 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혔고,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자크 로게 IOC 회장의 일본 방문 때 이같은 의사를 정식으로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 4년인 도쿄도 지사를 4기째 연임하고 있는 이시하라는 극우 정치인으로 일본의 핵무장을 촉구하는가 하면 "한국을 병합한 것은 한국이 원한 것"이라는 등의 망언을 서슴지 않아 주변국의 비난을 받았다.

한편 이같은 평창 유치와 관련해 이시하라 지사의 부담스러운 '속내'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일부 관측된다는 분석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면서도, 일본 도쿄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일부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 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도전에 역풍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면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같은 대륙에서 동계와 하계올림픽이 잇따라 개최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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