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을 딴 대회를 통해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낼 후배들을 육성하고 싶습니다. "

최경주(41)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를 창설한다. 미국 PGA투어에는 아널드 파머나 잭 니클로스 등 전설적인 골퍼의 이름을 딴 대회가 있지만 국내에서 선수 이름을 딴 대회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최경주는 23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0월20일부터 나흘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KJ CHOI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및 아시안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2013년까지 3년간 연다.

총상금은 75만달러다. 최경주재단과 아시안투어미디어가 대회 경비의 절반씩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안투어미디어는 아시안투어와 인터내셔널매니지먼트그룹(IMG)이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기구다.

◆3년 전부터 대회 창설 구상

최경주는 "12년간 PGA투어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니클로스,파머 등 선수의 명예를 걸고 하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었다"며 "3년 전부터 투어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창설로 유망주 발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경주는 "아시안투어를 통해 실력이 급성장했고 그 다음 미국으로 건너갔다"며 "아시안투어의 명예회원으로서 제가 배우고 느꼈던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카이72는 대회 취지에 공감하고 장소를 제공했으며,그 기간에 '유진투자증권오픈'을 열기로 했던 유진투자증권도 대회 일정 조정에 합의했다.

◆메인 스폰서 등은 열려 있어

최경주 이름을 내걸었지만 메인 스폰서가 등장하면 대회명을 바꿀 수도 있다. 최경주는 "대회 취지를 이해한 기업이 후원하겠다면 언제든 대회 이름은 바꿀 수 있으며 총상금도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대회 창설 이후 메인 스폰서가 별도로 정해지면 대회명 앞에 메인 스폰서 이름을 붙이고 맨 뒤에 '최경주 제공(presented by KJ CHOI)'식으로 부른다.

대회는 개최 지역의 축제로 꾸민다는 구상이다. 최경주는 "대회를 통한 수익금은 전액 재단에 기부해 대회를 치르는 지역에 기금으로 낼 생각"이라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본 것처럼 지역민들을 자원봉사자로 참가시키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유명선수 참가 가능성 높아

최경주의 투어 인맥을 통한 유명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 대회 직후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총상금 600만달러짜리 아시안투어 'CIMB 아시아 퍼시픽클래식'에 PGA투어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한국행에 큰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특별 이벤트도 마련한다. 최경주는 "대회 시작 전 야간 스킨스 게임을 특별 이벤트로 열어 거기서 나오는 기금을 지역에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종도=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