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2010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심 타선을 이끌던 김태완,왼손투수 킬러 정현석이 군복무로 구단을 떠났다.

그러나 절망은 금물.구단 사상 최고 계약금인 7억원을 받고 입단한 유창식이 가세했고,2010년 좋은 활약을 보여준 김강,군에서 제대한 한상훈,고동진 등이 합류했다. 무엇보다 한화에는 '대한민국 간판 투수' 류현진이 존재한다.

한화 이글스는 2009 시즌과 2010 시즌 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관중 수는 2009년 37만5589명에서 지난해 39만7297명으로 5.8% 증가했다. 구단 측은 올해 '팬과 함께 소통하는 이글스'라는 컨셉트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팬들이 직접 기념품을 제작하게 하고,가족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제공한다. 또 한화 이글스만의 독창적 응원가 등을 통해 '재비상하는 독수리'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승리의 주문'

'수리수리 독수리'는 한화 이글스의 승리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문으로 팬들에게 한화 이글스의 젊음과 열정을 보여주고 승리와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기획했다.

이를 위해 한화 이글스는 대학생 객원 마케터를 모집하고 있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대전지역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객원 마케터에게는 8개 구단 홈구장 정규시즌 경기 관람권과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객원 마케터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한화 이글스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팬들이 직접 한화 이글스 기념품을 디자인하는 상품디자인 공모전도 펼치고 있다. 팬들이 한화 이글스의 심벌 마크를 이용해 모자,티셔츠 등 각종 기념품에 들어갈 디자인을 구상하고 구단이 이를 평가해 대상에게는 300만원과 홈경기 관람권,최우수상에게는 150만원과 홈경기 관람권 등을 제공한다.

또 한화 선수들만의 독특한 응원가를 만들어 팬들과 소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금은 은퇴한 전근표 선수의 응원가 '섹시가이'가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올해는 모 제약회사 CF송을 패러디한 김강 선수의 응원가 '강 때문이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응원가를 만들 때도 팬들의 의견을 가장 많이 수렴한다"며 "아무리 좋은 프로모션이라도 팬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빠와 캐치볼

한화 이글스는 올해 들어 가족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야구의 특성을 살려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팬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구단 최초로 아빠와 캐치볼이라는 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주말 경기 전 야구 그라운드에서 가족끼리 캐치볼 또는 플라잉 디스크(원반 던지기)를 할 수 있도록 해 가족간 화합을 도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마스코트 인형과 치어리더 등이 함께 응원하고 기념사진도 찍게 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럭키패밀리'라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주말 경기에 방문하는 가족을 선정해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게 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는 이벤트다. 또 대가족들은 좌석 확보의 어려움 탓에 쉽게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5인 가족석도 신설했다. 유아용 좌변기 설치,여성 전용 1회용 변기커버 등을 설치해 주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담배는 닫힌 공간에서

한화 이글스는 '오래된 야구장'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경기장 곳곳에 관객을 위한 편의시설들을 선보이고 있다. 쾌적한 야구장을 지향하며 8개 구단 중 처음으로 에어커튼을 통해 폐쇄형 흡연실을 마련했다. 1 · 3루석과 좌우 외야 5개 구간에 이를 설치했다. 여성 고객들도 편안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여성 전용 시설도 별도로 마련했다. 파우더룸을 신설한 것은 물론 'Eagle 존'을 마련,유아와 함께 온 어머니들도 편안히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agle 존에는 유아 놀이방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으며 정식 교사도 배치돼 있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성,어린이,중장년층들이 쉽게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관련 편의시설 확충에 노력하고 보다 쾌적한 야구장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