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스리그 샬케04와의 4강전서 활약 기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는 박지성이 맨유의 '독일 징크스' 탈출전에서 선봉장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독일 겔젠키르헨의 벨틴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독일팀인 샬케04를 상대로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를 기다리는 팬들의 관심은 큰 경기에 강한 박지성의 멋진 한 방이 또 터질 지로 쏠리고 있다.

박지성은 라이벌 첼시와의 8강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맨유의 4강 진출을 이끌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아냈다.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시절인 2005년 5월 AC밀란(이탈리아)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터트린 왼발슛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영국 옵서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큰 경기에서 필요한 훈련과 지식은 물론 영리함까지 갖춘 선수다"라며 큰 경기에서 두드러지는 박지성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퍼거슨 감독은 샬케04전에 대비해 23일 에버턴과의 정규리그 34라운드 경기에 박지성을 내보내지 않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온 박지성의 능력을 100%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맨유는 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세 차례(1968년, 1999년, 2008년) 우승했고, 한 차례 준우승(2009년)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본선 무대에서 독일팀을 만나면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맨유는 작년도 대회 8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1997년 대회 준결승에서는 도르트문트에 발목이 잡혔다.

2002년 준결승에선 바이엘 레버쿠젠에 결승 진출권을 넘겨줬다.

1999년 결승에서 뮌헨을 꺾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이 독일 클럽에 대해 그나마 갖고 있는 행복한 추억이다.

이 때문에 올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문턱에서 샬케04를 만나는 맨유는 '조심 또 조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지성의 엄청난 활동력과 공간 창출 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 퍼거슨 감독은 샬케04의 수비진을 흔들어 동료 선수들에게 슛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박지성에게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첼시전에서처럼 박지성이 기회가 생길 때 골까지 넣어주면 퍼거슨 감독으로선 금상첨화다.

샬케04는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인터 밀란을 침몰시킨 강팀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통산 71골을 넣어 대회 최다 득점 기록을 이어가는 '백전노장'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가 위력적이다.

라울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시절 맨유를 상대로 4경기에서 4골을 넣은 대표적인 '맨유 사냥꾼'이었다.

더불어 샬케04에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샬케04 유니폼을 입은 일본 출신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가 뛰고 있어 '미니 한일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퍼거슨 감독은 "지금까지 독일 클럽을 상대했던 것 이상의 경험을 살려서 샬케04와 맞붙겠다"며 "최근 거뒀던 형편없는 기록들을 모두 날려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