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 이청용(23·볼턴)이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청용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버밍엄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19분 중앙 미드필더 타미르 코헨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이청용은 공격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고, 볼턴은 19위에 처져 있던 버밍엄에 결국 1-2로 져 정규리그 2연패를 당했다.

볼턴은 10승10무11패, 버밍엄은 7승13무10패가 됐다.

볼턴은 케빈 데이비스와 다니엘 스터리지를 전방에 세우고 좌·우 미드필더에 마틴 페트로프와 엘만더를 배치한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균형은 일찌감치 깨졌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버밍엄이 볼턴 골문을 열었다.

세바스티안 라르손의 코너킥 때 케빈 필립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공을 잡아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볼턴은 스터리지가 전반 32분부터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연거푸 세 차례나 날렸지만, 버밍엄 골키퍼 벤 포스터의 선방에 막히면서 결국 전반을 0-1로 끌려간 채 마쳤다.

볼턴은 후반 들어서 14분 만에 크레이그 가드너에게 추가 골을 내줘 더욱 궁지에 몰렸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패배 위기에 몰리자 지난달 12일 버밍엄과의 FA컵 8강전(3-2 승)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터트려 팀을 대회 4강에 올려놓았던 이청용을 첫 번째 교체카드로 활용했다.

이청용은 제 자리인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었고, 그 자리에 있었던 요한 엘만더가 중앙으로 옮겼다.

볼턴은 후반 14분 엘만더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수비수 그레타르 라픈 스타인손이 볼턴 진영에서 길게 차 준 공을 데이비스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가슴으로 떨어뜨려 주자 엘만더가 달려들며 그림 같은 논스톱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버밍엄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바꿔놓은 볼턴은 후반 28분 페트로프를 빼고 공격수 이반 클라스니치를 투입하고 6분 뒤에는 미드필더 파브리스 무암바 대신 매튜 테일러까지 내보내 추가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데이비스와 스타인손의 결정적 헤딩슛마저 골키퍼 포스터가 막아내면서 결국 버밍엄이 FA컵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