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터키축구] 답답한 90분…득점 없이 무승부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맞붙었던 터키를 상대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득점 없이 비겼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간) 새벽 터키 트라브존의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치러진 터키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14분 터키의 주장 엠레 벨로졸루가 퇴장당해 유리한 상황을 맞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2011 아시안컵을 마치고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처진 상황에서 해외 원정에 나선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기적을 연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터키와 비기며 역대 전적에서 1승2무4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공수의 핵심이었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가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나서 처음 A매치를 치른 대표팀은 원톱 스트라이커에 지동원(전남)을 배치하고 오랜만에 합류한 박주영(AS모나코)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또 박지성의 빈자리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맡았고 무릎이 좋지 않아 결장한 이청용(볼턴) 대신 A매치 데뷔전에 나선 남태희(발랑시엔)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2011 아시안컵을 통해 합격점을 받은 이용래(수원)와 기성용(셀틱)이 중원을 맡았고, 포백(4-back)은 홍철(성남)-이정수(알 사드)-황재원(수원)-홍정호(제주)가 선발 출장했다.

홍철은 이영표가 떠난 자리를 맡아 배번 12번을 물려받으며 A매치 첫 출전의 기쁨을 맛봤고, 중앙 수비를 담당했던 홍정호는 차두리(셀틱)의 컨디션 난조로 포지션을 바꿔 오른쪽 풀백을 담당했다.

하지만 두 명의 베테랑을 떠나 보내고 나서 조직력을 재정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펼쳤던 세밀한 패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터키의 강력한 중원 압박에 밀려 전반 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받은 터키는 전반 5분 우무트 불루트의 헤딩슛을 신호탄으로 전반 11분 하미트 알틴톱의 중거리슛이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선방에 막히며 골 사냥에 실패했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한국은 전반 26분 만에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의 중거리슛이 첫 번째 슛으로 기록될 만큼 부진했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볼을 황재원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슛한 게 가장 좋은 기회였다.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부터 박주영을 원톱으로 올리고, 지동원을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킨 가운데 구자철이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14분 터키의 주장인 벨로졸루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차지했다.

후반 12분 구자철과 몸싸움을 벌이다 옐로카드를 받았던 벨로졸루는 2분 뒤 구자철에게 보복성 태클을 가해 또 한 번 경고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 23분 남태희 대신 발재간이 좋은 최성국(수원)을 조커로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또 구자철과 이용래, 지동원을 빼고 윤빛가람(경남)과 최효진(광주), 김신욱(울산)을 내보내 골을 만드는 데 애를 썼지만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후반 34분 터키의 콜린 카짐 리차즈의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고 곧바로 부라크 일마즈에게 연속 슛을 내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수적 우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한국은 후반 41분 홍철의 중거리슛이 골키퍼에게 막히고, 경기 종료 직전 최성국의 슛마저 골대 옆 그물에 꽂히며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트라브존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