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아시아 정상탈환을 노리는 한국축구 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이 2011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효율적인 활용방안에 대해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훈련캠프를 차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지난달 30일 치른 시리아와 평가전(1-0 승) 때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박지성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박지성이 주로 뛰어온 왼쪽 미드필더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이 맡았고, 오른쪽에는 변함없이 이청용(볼턴)이 섰다.

조광래 감독은 애초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박주영(AS모나코)에게 처진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맡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주영이 무릎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대안으로 주저하지 않고 `박지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지성은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을 오가며 뛰어왔다.

대표팀 내에서도 박지성의 포지션 변화는 `박지성 시프트'로 불리며 다양한 전술 구사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대표팀 관계자 말로는 조광래 감독은 시리아와 평가전 이후 박지성을 중앙보다는 왼쪽에서 활용할 때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굳혀가는 듯하다.

시리아와 평가전에서 처진 스트라이커 박지성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진의 움직임이 유기적이지 못하자 조 감독은 전반 중반 이후 박지성을 제 자리인 왼쪽으로 돌렸다.

또한 김보경을 비롯해 손흥민(함부르크), 지동원(전남) 등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처진 스트라이커로서 재능과 가능성을 보여준 자원이 많아진 점도 조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와 경기에서도 후반 손흥민과 지동원이 투입된 뒤로 공격이 활기를 띠었고 결국 결승골도 터져 나왔다.

6일 결전의 땅 카타로 이동하는 대표팀은 4일 UAE 클럽 알 자지라와 평가전을 치른다.

박지성의 활용법을 포함해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위한 조 감독의 구상을 마지막으로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