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

"이제 저도 나이를 꽤 먹었잖아요.경기 성적에만 신경쓰지 않고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15일(한국시간) 멕시코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김인경(22.하나금융)의 목소리는 의의로 차분했다.

김인경은 2008년부터 매년 승수를 쌓아 L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여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골프만이 아닌 다른 세상에도 관심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인경은 우승 뒤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상금 22만달러 중 절반은 대회를 주최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운영하는 재단에, 나머지 반은 미국의 자선단체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인경은 그동안 많은 상금을 받았지만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골프 선수 중 오초아를 좋아한다는 김인경은 "오초아가 지금은 은퇴했지만 선수 시절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지켜봤다"며 "이제는 나도 골프만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할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올해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작년보다 기복이 없는 경기를 펼친 것에 만족한다.경기 외적인 부문에서는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며 시즌을 정리했다.

시즌 막바지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인경은 "3라운드까지는 퍼트가 좋지 않아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늘 첫번째 홀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경기가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장타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가 맞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페어웨이를 지켜나간 김인경은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짧은 시간에 되지 않는다.

욕심을 내고 훈련을 하면 근육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체계적인 훈련으로 천천히 비거리를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경은 12월 2일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12월 8일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고 한해를 마감한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