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의 게임'이다. 기적 같은 샷으로 승리하는 경우도 있지만,대부분은 경쟁자들보다 실수를 적게 하는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20세기 최고의 골퍼'로 일컬어지는 잭 니클로스(70 · 미국)는 "한 라운드에 마음에 드는 샷은 네댓 차례에 불과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수 십 년 동안 세계 골프계를 풍미했던 골퍼가 그렇다면 다른 프로골퍼나 아마추어들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아마추어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라면,프로들은 실수는 적은 대신 '슬럼프'라는 달갑지 않은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한 때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데이비드 듀발(39 · 미국)의 요즘 성적을 보노라면 슬럼프가 선수들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실수나 슬럼프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골프의 한 요소라면,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실수가 오랫동안 일어나면 슬럼프로 이어지고,슬럼프가 지속되면 골프의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수는 빨리 잊되 교훈으로 삼아라

라운드에서 실수는 여러가지 형태로 다가온다. 섕크,뒤땅치기,토핑,'홈런성' 벙커샷,러프에서 한 스트로크에 두 번 치기 등이 대표적이다. '골프 황제' 우즈조차도 스푼 티샷이 뒤땅치기가 되며 180야드 정도밖에 못 보낸 적이 있다. 실수는 '어이없는 것'일수록 후유증도 크다. 실수에 연연해 다음 샷은 물론 그날 라운드 전체를 잡치기도 한다.

많은 교습가들은 라운드 중 실수가 나오면 그것을 곧 잊으라고 말한다. 다음 샷이나 다음 플레이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실수한 골퍼들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직전 샷을 지워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실수에 연연할수록 다음 샷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단,그 실수를 영원히 지워버려서는 안 된다. 다음 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날 실수가 있었다면 라운드 직후 '복기'를 통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라운드 중의 실수야말로 자신의 골프기량을 향상할 수 있는 '필요악'이다.

◆슬럼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골프에서 슬럼프는 주로 프로들에게 해당되지만,아마추어들 가운데도 오랫동안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슬럼프는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골프전문가들이 말하는 '슬럼프 극복법'은 이렇다.

첫째 골프를 떠나 쉬라는 것.아쉽지만 당분간 골프를 잊고 다른 일에 몰두하라는 말이다. 당사자가 아닌,제3자의 입장에서 골프를 바라보면 해결책이 생길 수 있다는 충고다.

둘째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것.골프를 처음 배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그립 어드레스 스탠스 정렬 등 기본에서 다시 출발하라는 말이다. 기초가 튼튼하면 슬럼프가 스며들 여지가 없어진다.

셋째 현재의 골프에서 변화를 모색하라는 것.'내기 골프'에 빠져 있었다면 내기를 전혀 하지 않고 라운드를 해본다든가,그립이나 클럽을 바꿔본다든가,창피하더라도 '시니어 티'에서 티샷을 해본다든가 하는 것들은 골프를 새로운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넷째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것도 좋다. 슬럼프가 정신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골프심리학자나 카운슬러 등을 찾아가 컨설팅을 받아본다. 기량적인 측면이 원인이라면 코치나 프로골퍼와 동반라운드를 하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겠다.

다섯째 대범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라는 것.'골프가 별거냐' '그 까짓것 안들어간다고 하여 내 인생이 변하냐' 등으로 담대하게 생각하고 자신있게 스윙하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