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MU스포츠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올해 창단한 프로골프구단이 상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우승 선수를 배출,홍보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5승씩 나눠 가진 서희경(24)과 유소연(20)의 소속사인 하이트와 하이마트는 후원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올 시즌은 절대강자가 없어 '스폰서 효과'도 평준화되는 양상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KLPGA투어에서 하이마트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이마트는 루키 이승현(19) 허윤경(20) 표수정(21) 장민정(19)을 비롯해 16명의 선수를 보유한 '거대 구단'.

한 대회에 보통 108명(3명은 아마추어,3명은 초청선수)이 출전하기 때문에 15% 정도가 하이마트 선수인 셈이다.

게다가 유소연 이보미(22)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것도 하이마트의 장점이다.

실제 하이마트는 시즌 초 두 대회에서 유소연과 이보미가 2승을 합작했다.

세번째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올해 창단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김보배(23)가 우승컵을 들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는 임성아(26) 최혜정(26) 등 베테랑들이 있지만 우승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는 평가다.

강상범 핑골프 팀장은 "선수들이 막강해도 창단 초기에 우승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신생팀 첫승의 물꼬를 트면서 투어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러시앤캐시 채리티클래식에서는 호화구단 신생팀 비씨카드의 김혜윤(21)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지남철 비씨카드 차장은 "첫승이 예상보다 빨리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팀에는 홍진주 김하늘 등 기대주들이 소속돼 있다.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주방가구업체 넵스 모자를 쓴 양수진(19)이 우승컵을 들었다.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는 삼화저축은행의 '슈퍼 루키' 이정민(18)이 우승하면서 저축은행 간 경쟁에 불을 댕겼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과 상반기 마지막 대회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이현주(22 · 동아회원권) 홍란(24 · MU스포츠)이 각각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하이트 토마토저축은행 호반건설 요진건설산업 엘르골프 등에서는 우승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소속 선수가 우승을 한 번만 거둬도 연간 투자 대비 홍보 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남자 골프단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7개 대회에서 김형태(33 · 토마토저축은행) 김대현(22 · 하이트) 배상문(24 · 키움증권) 등 대회마다 우승자가 달랐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 토마토저축은행 등 프로골프단의 후원 효과도 고루 분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수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되고 프로골프 무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회마다 우승컵의 주인공이 달랐다"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