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침체된 대구와 경북지역 축구의 부활을 기대케 했던 월드컵 대표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하면서 지역 축구팬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구공고 출신의 곽태휘(29.교토) 선수는 30일 치러진 벨라루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0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부딪치면서 내측 인대 파열로 최소 4주 진단을 받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골 넣는 수비수' `허정무의 원조 황태자' 등으로 불렸던 곽태휘는 축구대표팀의 주축 수비수로 A매치 14경기에 출장했고 수비수임에도 4골을 사냥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선보여 왔던 터라 그의 활약을 기대하던 축구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곽태휘 선수가 졸업한 대구 신암초등학교, 대구공고와 학교 동문회 등에는 그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31일 아침 학생과 교사, 동문 모두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공고 동문인 회사원 김모(43.대구 수성구)씨는 "학교는 물론 대구지역 사회가 그의 맹활약을 기대했는데 갑작스러운 낙마에 기분이 무척 우울하다.

학교 동문이자 축구팬으로서 그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

"라고 말했다.

곽태휘 선수의 낙마로 월드컵 대표팀에는 박주영(대구 청구고), 이동국(포철공고), 오범석(포철공고) 등 3명의 지역 출신 선수가 남게 됐지만 최종 엔트리 선정을 앞두고 이동국 선수마저 허벅지 부상으로 등용 여부가 불투명해 지역 축구팬들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포항이 고향인 회사원 손모(37.구미시)씨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무대일 수 있는 이동국 선수가 최종 엔트리에서 빠지는 불운이 되풀이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아무쪼록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기를 고대한다.

"라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축구계는 변병주와 박경훈, 백종철(이상 대구 청구고) 등이 맹활약한 80년대~90년대 초 이후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지난 2006 월드컵 때 백지훈, 김진규(이상 안동고)의 등장으로 축구 명가의 부활을 예고했으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주영 등 4명이나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포항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