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추첨은 원하던 대로 됐어요"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마지막 조 2번째 순서로 연기를 펼치게 되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김연아는 25일(한국시간) 저녁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 기자회견장에서 치러진 조 추첨식을 마치고 "앞에서 연기하기를 바랐는데 원하던 대로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아는 "어느 그룹인지는 상관없이 앞 순서를 원했는데, 첫 번째는 아니지만 두 번째도 잘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0.일본) 등 12명의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은 9~10조에 일찌감치 배정돼 44번부터 55번까지 적힌 단추 모양의 번호표를 뽑았다.

김연아는 51번을 뽑아 10조 두 번째 연기자가 됐고, 아사다는 45번을 골라 9조 두 번째가 됐다.

김연아는 번호표를 뽑고 자리로 돌아가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 사공경원 경기이사와 순서를 확인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늘 대회에 나설 때마다 앞 순서에 연기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워밍업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긴장 속에 순서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빨리 경기를 치르는 것을 좋아한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10조 경기가 시작하기에 앞서 빙질 정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김연아는 크게 패이지 않은 얼음 위에서 편안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다.

한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큰 점수 차로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내줬던 아사다는 올림픽 때와 똑같이 마지막에서 두 번째 조 두 번째 연기자로 경기에 나선다.

하지만 아사다는 "순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징크스'를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6번째 조 4번째로 연기를 펼치게 된 곽민정(16.수리고)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빙질은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52번을 뽑아 김연아에 이어 연기를 펼치게 된 스즈키 아키코(일본)는 순서를 확인한 뒤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 '피겨퀸' 다음에 바로 연기를 펼치게 된 데 부담감을 드러냈다.

(토리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