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모두 끝났다.이제 메달 사냥만 남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선전으로 연일 '메달쇼'를 벌이는 가운데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금빛 축제'에 동참할 준비를 마쳤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최종 마무리 훈련에 집중해온 김연아는 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밴쿠버에 입성해 본격적인 올림픽 분위기 적응에 나선다.

또 김연아와 함께 경쟁할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일본)는 21일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안도 미키(일본)와 조애니 로셰트(캐나다)는 일찌감치 도착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연아팀 '본격 가동'


김연아는 20일 도착해 선수촌이 아닌 밴쿠버 시내의 호텔에서 지내면서 대회를 준비한다.

한국 피겨 사상 첫 동계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만큼 주변의 지나친 관심에서 한발 물러서 차분하게 금메달 사냥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어머니 박미희 씨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 물리치료사와 한 팀을 이뤄 선수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훈련장과 숙소를 오가며 대회 당일까지 마무리 훈련을 치른다.

'연아팀'의 걱정은 시내 숙소가 일반인들에게 노출돼 자칫 과잉 응원전이나 취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IB스포츠 측은 "혹시 숙소가 노출되더라도 김연아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음 속으로 차분하게 응원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김연아의 밴쿠버 공식 훈련은 21일 시작된다.

훈련지였던 토론토와 밴쿠버의 시차가 3시간밖에 되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김연아의 금메달 여부는 사실상 첫 훈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훈련부터 완벽한 점프와 연기력을 보여주면 함께 경쟁할 선수들이 안전한 연기를 통해 금메달보다 은, 동메달 사냥에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첫 훈련에서 김연아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해볼 만하다'라는 심리적 경쟁심을 유발할 수 있어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경쟁자들 '부츠 바꾸고, 프로그램 고치고'

홈 어드밴티지를 가진 조애니 로셰트는 최근 캐나다피겨선수권대회에서 6회 연속 우승하고 200점대의 점수를 받으면서 한껏 자신감이 부풀어 있다.

일찍부터 공식 훈련장인 밴쿠버 트라우트 레이크 센터에서 연습을 해온 로셰트는 캐나다선수권대회 이후 자신의 안무를 맡은 캐나다 아이스댄싱의 영웅 셰린 본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을 살짝 바꿨다.

또 쇼트프로그램에 입을 드레스도 새로 준비해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5일 밴쿠버에 도착한 안도 역시 트라우드 레이크 센터에서 훈련을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 심즈베리에서 훈련해온 안도는 최근 스케이트 부츠를 교체했다.

안도는 지난 17일 훈련을 마치고 나서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발가락에 염증이 있었다. 그래서 올림픽 직전에 스케이트 부츠를 바꾸기로 결정했다"라며 "아직 토루프와 살코 점프를 뛸 때 조금 아프지만 적응이 됐다"라고 밝혔다.

안도는 특히 쇼트프로그램의 순서도 수정했다.

애초 쇼트프로그램 초반에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순서로 3연속 점프를 시도할 예정이었지만 초반 두 차례 점프 이후 스파이럴 시퀀스를 하고 나서 더블 악셀을 뛰기로 했다.

점프에 대한 부담을 줄여 점수를 높이겠다는 공산이다.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