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를 빛낼 스타들] 프리스타일‥서정화, 한국스키 '깜짝 메달' 노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빙상부문(스피드스케이팅 · 쇼트트랙 ·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알파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스노보드 등으로 이뤄진 스키종목은 메달과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키 중에서도 그나마 메달획득 희망을 걸어볼만한 부문이 프리스타일(모굴스키)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더 박진감 넘치는 방식을 추구하면서 생겨난 모굴스키는 설원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곡예가 감상 포인트다. 선수들은 1m 높이의 둔덕(mogul)이 3~4m 간격으로 펼쳐져 있는 코스를 내려오며 끊임없이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모굴을 빠져나올 때 회전동작의 안정성과 공중묘기의 예술성,착지 및 주파시간 등이 채점 요소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모굴 에어리얼 스키크로스 등 총 6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알파걸' 서정화(20 · 미국 남가주대 · 사진)가 스키 역사를 새롭게 쓰기 위해 힘찬 걸음을 뗐다. 모굴스키 기대주 서정화는 '공부면 공부,운동이면 운동'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엄친딸'이다. 남가주대뿐 아니라 일리노이주립대 등 5개 대학에 동시 합격한 수재다. 남양주 진건중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서정화는 서울외고 1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당시 대표팀 훈련과 학업 병행이 힘들어 '국가대표 포기각서'를 두 차례 썼지만 최고를 향한 그의 도전의욕은 식지 않았다. 올림픽 준비로 바빴지만 대학 1학년 1학기 학점은 B+ 이상이었다. 그는 "재미있어서 모굴스키를 할 뿐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건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당차다.

서정화는 지난해 9월 캐나다 캘거리월드컵에서 12위로 '깜짝 성적'을 냈다. 또 지난해 국제스키연맹 레이스에서는 꾸준히 5위권에 진입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다만,턴과 순발력이 뛰어난 데 비해 점프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서정화는 일단 이번 올림픽에서 16강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16강에 든다면 한국스키 올림픽 출전 사상 첫 본선 진출이 된다. 모굴스키 선수들의 전성기가 20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러시아)도 기대된다. 여자 모굴부문의 금메달 유망주는 제니퍼 헤일(캐나다),아이코 우에무라(일본),하나 커니(미국) 등이다. 결승은 14일(한국시간) 열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