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슴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캐나다)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선수단은 2일 태릉선수촌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용성 대한체육회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단식을 열었다.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이날 최종 훈련지인 캐나다 캘거리로 떠났고 쇼트트랙 대표팀도 4일 캐나다로 향한다. '피겨퀸' 김연아는 지난해 캐나다에 캠프를 차리고 금메달 사냥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남자)과 피겨스케이팅(여자)부문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쇼트트랙에 이은 새로운 메달밭이 열릴지 관심이다. 오는 12일(현지시간) 시작되는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을 주요 종목별로 살펴본다.

[D-10 밴쿠버를 빛낼 스타들] 스피드스케이팅‥'Lee 브러더스' 500m 금빛 경쟁…메달밭 일군다
금메달 문이 열릴 듯 열리지 않은 게 바로 스피드스케이팅이다. 김윤만(37)이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프랑스) 때 은메달을,이강석(25 · 의정부시청)이 2006년 토리노올림픽(이탈리아)에서 동메달을 딴 게 전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이규혁(32 · 서울시청)과 이강석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맏형' 이규혁은 최근 열린 월드컵 500m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다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를 2연패하는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최근 AP통신도 이규혁을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13세이던 1991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규혁은 20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달고 얼음판을 지켜온 한국 빙판의 자존심.세계 무대를 주름잡았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부터 2006년 토리노까지 4개 올림픽에서 금메달 후보라는 기대 속에 출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은퇴를 결심한 것도 여러 차례지만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이번에 재도전,'4전5기' 신화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각오다. 이규혁은 "단거리는 실력차가 적고 심리적인 요소가 크다"며 "무수한 경기 경험을 살려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이강석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5월 맹장수술을 받고 7주 동안 쉬었지만 점차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로 치러진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 타이틀은 이규혁에게 내줬지만 500m만큼은 이강석이 앞섰다.

경기가 열리는 밴쿠버 리치몬드 오벌경기장은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이강석과 이규혁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던 곳이다. 이번에도 두 선수가 동시에 시상대에 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두 선수는 올림픽 무대라는 부담감을 떨치고,세계기록 보유자인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 등 쟁쟁한 선수들도 물리쳐야 한다.

'유망주' 모태범(21 · 한국체대)과 이승훈(22 · 한국체대),여자 500m 세계 랭킹 3위인 이상화(21 · 한국체대)도 '깜짝 메달리스트'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김진수/김주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