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바꾼 프로그램이라 긴장했다.실수를 더 줄여나가야 할 듯하다."

27일 전주 화산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 초반 실수를 만회하고 1위에 오른 스즈키 아키코(25.일본)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인터뷰에 응한 스즈키는 "초반 실수에도 마음을 잘 다스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즈키는 이날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루프를 한 바퀴밖에 돌지 못해 0.2점을 받는 데 그쳤지만 나머지 연기를 완벽하게 처리하며 만회, 자신의 역대 최고점수(59.52)에 근접한 기록으로 생애 첫 4대륙 선수권대회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스즈키는 2001-2002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따낸 일본의 피겨 유망주였지만 2003년부터 과도한 다이어트 탓에 섭식장애를 앓으면서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난 시즌 7년 만에 은반에 복귀한 스즈키는 올 시즌 처음으로 밟은 그랑프리 파이널 무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쇼트 1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런 만큼 기쁨을 충분히 누릴 만도 하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은 스즈키는 "실수가 줄지 않았다.

앞으로 실수를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고 계획을 밝혔다.

스즈키는 '올림픽 예행연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모험을 했다.

그래서 원래 뛰던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로 바꿨고, 트리플 플립 점프 역시 트리플 루프로 바꿨다.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려면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0점 이상, 프리스케이팅에서 120점 이상을 받아 총점 180점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첫 도전에서 트리플 루프를 싱글 루프로 처리하면서 0.2점밖엔 얻지 못했다.

스즈키는 "긴장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을 바꾸고 처음 하는 대회라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출전하길 잘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주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