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31.전북)이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핀란드와 평가전에 풀타임 출전하며 비교적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이동국은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봤다.

14일 남아공 전지훈련 도중 현지 프로 2부 팀과 평가전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치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했던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풀타임 활약으로 22일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기대하게 했다.

이동국이 허정무호 출범 이후 처음이자 2007년 7월 아시안컵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던 지난해 8월 파라과이와 친선경기 이후 A매치에서 풀타임을 뛴 것은 이번 뿐이다.

그동안은 보통 반 경기 정도를 뛰었다.

이날 전반 1분 헤딩슛으로 핀란드의 골문을 위협한 이동국은 전반 25분에는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겨 아쉬움을 남겼다.

또 29분에는 노병준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동국이 '골라인을 넘은 것이 아니냐'며 항의했을 정도로 그야말로 득점 일보 직전까지 간 셈이었다.

이동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간 줄 알았는데 선심이 잡아주지 않아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후반 12분에도 염기훈이 상대 문전으로 올린 공에 머리를 갖다대며 슛을 했고 경기 종료 직전에도 한 차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방향이 틀어져 결국 득점없이 경기를 마쳤다.

파라과이와 경기를 시작으로 호주, 덴마크, 세르비아, 잠비아전과 이날 핀란드전까지 A매치 6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부분은 분명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될 만하다.

그러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스페인으로 이동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잘하면 당연히 90분을 다 뛰게 한다.

하지만 못하면 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에 비춰보면 이날 풀타임 활약은 앞으로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한 결과라고 짐작할 수 있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이상으로 해줘야 한다.

마지막에는 좀 힘들었다고 하더라. 90분 풀타임을 뛸 체력을 길러야 한다.

적극성이나 수비 가담은 칭찬할 만했다.

나쁘지 않았다"며 이동국에게 모처럼 후한 점수를 줬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경기가 끝난 뒤 "오늘 이동국은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었고 전체적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동국은 "새해 들어 A매치에서 첫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다"면서 "측면으로 많이 이동하며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려 했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진 않았지만 이전 운동량이 많아 후반 페이스가 처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팀과 부딪쳐 보니 크게 밀린다는 인상은 들지 않았다"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 상대국인 그리스와 대결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지난 2006년 2월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올린 결승포를 마지막으로 4년 가까이 국가대표 간 경기에서 득점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이동국.
지난 13일 남아공 현지 프로 2부리그 팀 베이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대표팀 합류 후 처음으로 두 골을 사냥했던 이동국이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했던 K-리그에서 보여준 절정의 골감각을 A매치에서도 보여주기를 많은 팬이 바라고 있다.

이동국은 "이번 전훈의 마지막 평가전인 라트비아와 격돌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자세를 고쳐 잡았다.

(말라가<스페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