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최고의 `천적'으로 통하는 서울 삼성을 누르고 신기록을 자축했다.

16일 모비스는 삼성을 꺾으면서 원정 11연승을 기록해 SK와 KCC가 2001-2002시즌에 작성한 10연승을 8시즌 만에 갈아치웠다.

올 시즌 최강전력을 자랑하는 모비스가 그간 가장 꺼리던 구단은 삼성.
모비스는 지난 시즌이던 4월 9∼13일 4강 플레이오프에서 2, 3, 4차전을 내리 패한 뒤부터 올 시즌 들어서도 정규시즌 2경기를 모두 졌다.

정규시즌 통산 전적도 28승45패로 열세다.

이러다 보니 코트 안팎에서는 모비스가 2005-20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KBL 사상 초유로 4전 전패로 수모를 당한 뒤로 삼성만 보면 주눅이 든다는 등의 `천적설'도 나돌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여우 같은 녀석들에게 번번이 고비에 당한다"며 천적설에 실체가 있음을 시인했다.

유 감독은 "노련미에 지는 것인데, 예를 들어 마지막에 공격을 뭘 하려고 하면 이상민이나 강혁, 테렌스 레더 같은 선수가 꼭 알아채고 길을 탁탁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신기록 작성에 대해 "사실 기록에는 신경을 안 쓰지만 기록을 앞두고 왜 삼성을 만나는지 했다"며 "기록이 좋지만 그 때문에 또 신경을 쓸 거리가 느는 것도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노림수를 알아채는 삼성의 노련미가 걱정됐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점수차가 무려 20점까지 벌어진 덕분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필요가 없었다.

그 중심에는 올 시즌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함지훈이 있었다.

함지훈은 공격과 수비가 좋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귀화 빅맨 이승준과 맞대결에서 29점을 쏟아부으며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그는 "이승준이 매우 버거운 상대지만 괴롭히는 것이 주효했다"며 "속공에 더 빨리 나서고 공격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체력을 소진시키는 수법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