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문의 교통사고에 이어 잇단 염문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타이거 우즈(34 · 미국)가 지난 12일 인터넷 홈페이지(www.tigerwoods.com)를 통해 "골프를 무기한 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PGA투어를 비롯한 골프산업 전반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즈는 이날 "자아를 깊이 성찰한 끝에 프로골프 생활에서 물러나 기간을 정하지 않고 쉬기로 결심했다. 더 나은 남편,아빠,사람(person)이 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계에선 '무기한 중단(indefinite break)'을 은퇴하는 것보다는 한동안 공백기를 가지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PGA투어는 홈페이지(www.pgatour.com)를 통해 "골프에서 물러나 가족에게 전념하겠다는 우즈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우즈가 적당한 때에 PGA투어에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포츠 비즈니스 해설가 릭 호로는 "우즈의 결장으로 1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우즈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릎 부상으로 8개월간 공백을 가졌을 당시 미국 내 TV 시청률이 50%나 급감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실제 우즈의 골프대회 참가 여부로 인한 TV 시청률 차이는 최고 4배에 달했다.

PGA투어 선수들도 우즈의 부재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달 초 우즈가 주최한 셰브론월드챌린지에 대타로 출전했던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골프채널'에서 "우즈가 없는 대회는 흥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즈가 빨리 돌아오기를 모두는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 4월 열리는 마스터스대회부터 타격이 불가피하다. 마스터스는 우즈가 아마추어신분으로 출전했던 1995년 이후 처음 우즈 없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즈의 PGA투어 복귀 시기가 벌써부터 관심이다. 우즈는 2002년 12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주위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7주 만에 돌아왔고,2006년 아버지 사망 후 6주를 쉬고 US오픈에 나왔다. 또 2008년 4월에도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고 10주간 재활 뒤 US오픈을 통해 복귀전을 가졌으며,무릎 수술 이후 8개월을 쉬고 지난 2월 매치플레이 대회를 통해 복귀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아닌 외적인 이유로 공백기를 갖게 돼 언제 복귀할지 쉽게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