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한동안 골프채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히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재빨리 "우즈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PGA 투어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골프에서 물러나 가족에 전념하겠다는 우즈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즈 가족의 사생활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즈가 적당한 때에 PGA 투어에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즈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골프를 무기한 쉬겠다"는 뜻을 발표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PGA 투어의 입장이 나온 것은 그만큼 PGA 투어에서 우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골프를 떠나 전 종목을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수입이 많은 운동선수인 우즈가 빠지면 TV 시청률이나 기업들의 대회 후원이 많이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지난해 6월 US오픈 우승 이후 우즈가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투어를 떠나 있었을 당시 미국 내 TV 시청률은 50% 정도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PGA 투어로서는 2년 연속 '황제'가 없는 가운데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4월 마스터스에 우즈가 빠지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던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우즈 없는 마스터스'가 열리게 될 판이다.

단순히 부상 공백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의문의 교통사고에 이은 여성 편력이 공개되고 그것이 가정 불화로까지 이어지며 '슈퍼스타'의 위신이 땅에 곤두박질 친 터라 상황은 더 나쁘다.

우즈가 언제 복귀할지도 기약이 없고 돌아온다 해도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우즈가 없으면 우승 기회가 늘어날 것 같은 다른 선수들도 좋아할 수만은 없다.

우즈가 빠지면 기업 후원이 줄어 전체 판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우즈와 가까운 사이인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즈가 가족을 우선하고 일을 쉬기로 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골프는 언제나 우즈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

다시 투어에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즈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도 AP통신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은 프로 경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우즈가 언제 돌아오든 가족의 문제는 가족들만의 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