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가 얼추 끝났다. 올해도 각종 대회에서 해프닝과 진기록이 쏟아졌고,행운과 불운이 교차했다. 올해 화제의 샷,화제의 선수를 모았다.

◆행운이 따른 사람들

미PGA투어 봅호프클래식에 출전한 앤드루 골드파브라는 아마추어는 한 파3홀에서 친 티샷이 언덕을 맞고 10m 이상 굴러 홀인원이 되는 행운을 잡았다. 또 브렌든 토드는 미 내션와이드투어 애신스 리지오널파운데이션에서 이틀 연속 같은 홀에서 홀인원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리프 올슨은 캐나디언오픈 때 파3홀 티샷이 그린에 낙하한 뒤 백스핀을 먹고 2m 정도 구르다가 이미 온그린된 동반플레이어의 볼을 맞고 굴절돼 홀속으로 들어가는 '당구 같은 홀인원'을 경험했다. 국내 중고대회와 KLPGA투어 넵스마스터피스에서는 같은 조 2명이 같은 홀에서 홀인원하는 진기를 보여주었다. 지난달에는 박흥갑씨가 6700만분의 1 확률이라는 '한 라운드 두 차례 홀인원'을 기록했다.

◆불명예의 주인공들

마티아스 그론버그는 혼다클래식 1라운드에서 89타(39 · 50)를 쳤다. 미PGA투어에서 '9홀 스코어'가 50타를 돌파한 것은 9년 래 처음이다. 강지만은 KEB인비테이셔널 첫날 첫 홀(파4)에서 8오버파 12타를 쳤고,강수연도 브리티시여자오픈 첫날 18번홀(파4)에서 9온3퍼트로 12타를 친끝에 대회를 포기했다. 김인경은 브리티시여자오픈 첫날 6번홀(파5)에서 6오버파 11타로 '섹스튜플(sextuple) 보기'를 남겼다.

베키 루시디와 앙헬 카브레라는 미LPGA 및 유러피언투어에 출전하려다가 티오프시간을 못 맞춰 실격당했다. 브랜트 스네데커는 BMW챔피언십 마지막날 3.6m 거리에서 4퍼트를 하는 바람에 투어챔피언십에 나가지 못함으로써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필 미켈슨은 중국에서 열린 HSBC챔피언스 최종일 16번홀 러프에서 웨지로 스윙했는데 볼은 거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헛스윙한 것이다.

◆팬들을 즐겁게 한 해프닝

헨릭 스텐손은 CA챔피언십 첫날 볼이 진흙밭에 멈추자 그의 여자 캐디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팬티만 입고 샷을 하는 호기를 부렸다. 오지영은 나비스코챔피언십 때 18번홀(파5)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그린에서 리플레이스한 볼이 바람에 밀려 움직이더니 워터해저드로 들어가버린 것.졸지에 1벌타를 받은 오지영은 3퍼트까지 겹치면서 더블 보기를 하고 말았다. 미셸 위는 롯데마트여자오픈 때 티샷이 숲으로 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는데,장애물을 피하고자 카트도로에 드롭하는 일도 있었다.

제이슨 더프너는 퀘일할로챔피언십 때 티샷이 한 여성 갤러리 무릎에 멈추는 바람에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선수이자 캐디이기도 한 랜스 텐 부르크는 텍사스오픈 때 결원이 생겨 오전에는 예스퍼 파니빅의 백을 멨다가,오후에는 선수로서 직접 플레이하는 '1인2역'을 했다.

김하늘은 힐스테이트오픈 때 갖고간 볼이 다 떨어지는 바람에 갤러리한테 볼을 빌려 남은 홀 경기를 마쳤다. 싱가포르 프로 람치빙은 파나소닉오픈 연습라운드 중 동반자의 드라이버 스윙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으나 대회 출전을 강행,공동 20위를 차지했다.

◆진기명기

타이거 우즈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때 티샷이 숲으로 들어가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아이언을 돌려잡고 왼손잡이처럼 스윙해 볼을 100여m나 보냈다. 이은정은 코닝클래식 3라운드 때 1~5번홀에서 이글 3개를 잡았는데 다섯 홀에서 이글 3개가 나온 것은 미LPGA투어 사상 처음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에드 플래처는 양손으로 모두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1994년 오른손잡이 스윙으로 홀인원을 한 적이 있는 그는 지난 6월에는 왼손잡이 스윙으로 홀인원을 추가했다. 마크 캘커베키아는 캐나디언오픈 2라운드 12~2번홀에서 '9연속 버디'를 잡았다. 종전 기록(8연속)을 뛰어넘는 미PGA투어 '최다홀 연속버디' 신기록이다. 배상문은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제주 라온GC) 4라운드 1~8번홀에서 한국프로골프 타이인 '8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