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백.풀백 등 수비수로 활약..오언 해트트릭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오른쪽 수비수로 변신해 풀타임을 뛰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성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VfL 볼프스부르크(독일)와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6차전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다.

박지성은 지난 2일 토트넘 홋스퍼와 칼링컵 8강 경기(2-0 승)에 이어 출전한 경기에서 두 번 연속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맨유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 덕에 3-1로 이겨 4승1무1패(승점 13), 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반면 볼프스부르크는 2승1무3패(승점 7)가 돼 같은 시각 베식타스(터키)와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긴 CSKA 모스크바(러시아.3승1무2패.승점 10)에 조 2위 자리와 함께 16강 진출 티켓도 내줬다.

수비수 8명이 부상과 감기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맨유는 3-5-2 포메이션이라는 궁여지책으로 볼프스부르크에 맞섰다.

맨유는 왼쪽 풀백 요원인 파트리스 에브라와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로 최근 유럽 무대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스리백 라인을 꾸려 일단 중앙 수비벽부터 두텁게 세웠다.

애초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지성은 오른쪽 윙백으로 나섰다.

왼쪽 윙백은 루이스 나니가 맡았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폴 스콜스를 축으로 안데르손과 대런 깁슨이 배치됐다.

전방에서는 오언과 대니 웰벡이 공격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수비 부담이 커졌지만, 전반에는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가담하면서 윙 포워드의 역할까지 해냈다.

맨유가 공격을 전개할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연결하는 긴 패스로 폭넓게 경기장을 활용하면서 박지성이 공을 잡는 기회도 많았다.

박지성의 활동량은 그만큼 늘었다.

맨유는 몸에 배지 않은 전술로 나섰지만 역시 저력이 있었다.

맨유는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던 홈팀 볼프스부르크에 절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갈 길 바쁜 볼프스부르크가 전반 18분 안드레아 바르잘리, 전반 22분 즈베즈단 미시모비치의 결정적 헤딩슛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가 전반 41분 아크 오른쪽에서 찬 오른발 중거리슛은 맨유 골키퍼 토마시 쿠슈차크가 쳐냈다.

볼프스부르크가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맨유가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44분 나니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언이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돌려놓아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는 리드를 잡은 채 후반을 맞았고 이후 박지성은 공격 가담을 자제하며 수비 안정에 주력했다.

맨유는 볼프스부르크의 거센 반격에 밀리다 후반 11분 동점골을 내줬다.

박지성을 앞에 두고 마르셀 샤퍼가 크로스를 올렸고 에딘 제코가 헤딩으로 꽂아넣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29분 웰벡과 나니를 빼고 가브리엘 오베르탕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투입했다.

수비진영이 포백으로 바뀌면서 박지성은 오른쪽 풀백을 맡아 수비에만 전념했다.

박지성이 오른쪽 풀백으로 뛴 것은 명지대에 다니면서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된 해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맨유는 볼프스부르크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지만, 끝까지 버텨냈다.

맨유는 결국 후반 38분 오베르탕이 페널티지역 왼쪽 안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 두 명을 제치고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오언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차 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오언이 한 골을 더 보태며 해트트릭을 완성해 맨유는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수비진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적진에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두 골을 터트려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를 3-1로 꺾고 역시 4승1무1패,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호날두는 전반 5분 무회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나서 2-1로 앞선 후반 35분 쐐기골까지 넣어 승리의 주역이 됐다.

AC밀란(이탈리아)은 FC 취리히(스위스)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기며 2승3무1패(승점 9)가 돼 마르세유(2승1무3패.승점 7)를 따돌리고 조 2위로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A조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이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와 원정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거두고 3승1무2패(승점 10)로 보르도(프랑스.5승1무)에 이어 조 2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뮌헨은 전반 17분 다비드 트레제게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0분 외르그 부트의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되찾은 뒤 후반 이비차 올리치, 마리오 고메스, 아나톨리 티모슈크의 연속골로 적진에서 대승을 거뒀다.

일찌감치 D조 1위로 16강행을 확정한 첼시(잉글랜드.4승2무)는 아포엘 FC(키프러스)와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고, 2위 FC포르투(포르투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4승2패)를 3-0으로 꺾고 조별리그를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