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경은(24 · 볼빅)은 지난달 말 제주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 1라운드 17번홀(파3)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우승상금(6000만원)의 세 배를 웃도는 BMW 750Li 승용차(1억8500만원)를 받았다. 그 이전까지는 지난해 박원미(24)가 신세계KLPGA선수권에서 홀인원으로 받은 승용차(1억6000만원)가 가장 큰 부상이었다.

남녀프로골프대회에서 '배'(상금) 못지않게 '배꼽'(부상)이 큰 대회가 적지 않다. 우승상금에 버금가는 부상을 주는 대회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부 대회에서는 지역특산물을 제공하는 등 종합적인 마케팅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올시즌 KLPGA투어 마지막 대회였던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우승자 서희경(23 · 하이트)은 300만원 상당의 오릭스 시계와 1년간의 캡스 자택 경비 서비스,트로피 보관 지문 인식 금고를 받았다.

KPGA투어인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우승자는 상금(6000만원)보다 더 소중한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클래식(우승상금 27억원)에 참가할 수 있는 출전권을 얻는다. 게다가 600만원 상당의 위스키(조니워커블루 애니버서리)도 덤으로 주어진다. 삼성베네스트오픈은 우승자에게 지역 특산품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올 시즌 챔피언 이승호(23 · 토마토저축은행)는 우승상금(1억2000만원)과 함께 1년간 매달 쌀(8㎏) · 잣 등 가평지역 특산물을 받는다.

홀인원 상품도 '대박' 수준이다. 한국오픈은 홀인원을 한 선수에게 BMW 750Li를 주고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신한동해오픈은 각각 2000만원에 달하는 프랑스 명품 시계 코를로프,6000만원짜리 링컨(MK5) 승용차를 내걸었다. KLPGA투어 넵스마스터스에서는 홀인원 상품으로 6000만원 상당의 주방가구 세트를 내놓았다.

일본은 국내투어보다 부상이 훨씬 다양하고 규모도 크다. 송보배(23)는 최근 끝난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프로암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4언더파 69타)을 선보여 6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까르띠에)를 부상으로 받았고,파3홀에서 핀에 가장 가깝게 볼을 붙여 명품 목걸이(티파니)도 차지했다. 프로암에서 타이틀업체의 초청 손님이 아닌 선수에게 이처럼 큰 부상을 주는 예는 드물다.

김형태(32)는 지난 5월 일본골프투어 미쯔비시다이아몬드컵에서 코스레코드를 작성,오키나와에서 출발해 괌과 사이판을 보름 동안 둘러보는 크루즈 상품권(2장 · 총 400만엔)을 받았다. 김형태는 크리스마스 연휴 때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음료업체가 주최하는 이토엔레이디스여자오픈 우승자에게는 2년간 음료시음권과 렉서스 자동차를 부상으로 주고,야마하레이디스오픈에서는 타이틀업체 야마하의 자회사에서 만드는 모터보트와 그랜드피아노를 준다. 리코컵JLPGA투어챔피언십도 우승자에게 혼다자동차와 하와이 왕복항공권을 제공하는 등 '보너스'가 두둑하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