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두 번째 대어'로 꼽힌 이범호(28.전 한화)가 일본 진출 여부를 이번주까지 결정한다.

이범호는 17일 "금주까지 결판나지 않는다면 일본프로야구 진출 의사를 접고 다음주부터 내게 관심 있는 국내 구단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전 소속팀인 한화가 제시한 4년간 40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7억5천만원) 조건을 거절하고 일본 진출에 매진해 온 이범호는 최근 에이전트를 교체하고 배수의 진을 쳤다.

팀 1년 후배였던 김태균(27)이 일본 롯데 마린스와 3년간 최대 7억엔(90억원)에 계약한 것을 두고 자극을 받은 듯 이범호는 받고 싶은 구체적인 금액도 밝혔다.

이범호는 "헐값에 일본에 갈 생각은 없다.

2년간 3억엔 정도는 받고 싶다"고 말했다.

3억엔은 계약금 1억엔, 연봉 1억엔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한신, 요미우리, 야쿠르트, 라쿠텐 등 4개 구단이 이범호에게 눈독을 들여왔다.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이범호는 장타력을 갖췄고 3루 수비도 안정적이어서 다방면 효용적인 선수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일본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범호의 몸값은 여러 팀이 경쟁에 붙으면 7~8천만엔까지 오를 수 있지만 1억엔은 어렵다고 본다.

2년 계약에 계약금을 합쳐 1억8천~2억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에서 성공적인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임창용(33.야쿠르트 스왈로스)이 지난해 받은 연봉이 옵션을 제외하고 30만달러(3천만엔)였던 점에 비춰보면 7~8천만엔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게다가 일본 야구의 특성상 웬만한 거포가 아니고서 타자가 첫 해 1억엔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어서 이범호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행이 좌절될 경우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먼저 이범호와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한화가 이범호에게 제시한 금액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범호를 우승을 위해 필요한 선수로 거론하면서 영입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롯데는 이범호를 영입하면 이대호를 붙박이 1루수로 돌려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