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호쾌한 타격을 선보인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은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이승엽은 14일 나가사키 빅N스타디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일클럽챔피언십' 경기를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스트레스 없이 밝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은 이날 4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 2개를 날리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7회 2루타를 쳤을 때는 득점까지 올렸다.

이번 시즌 타율 0.229를 때리며 홈런은 16개밖에 날리지 못하면서 부진한 이승엽으로서는 마음의 짐을 상당히 덜어낼 수 있는 활약이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승엽은 17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이승엽은 "0-3으로 지고 있을 때는 팀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한 번의 기회에서 역전해 팀이 이길 수 있었다"며 "홈런을 치고 싶었지만 2루타 2개를 쳐서 망신은 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2루타를 치고 나갔을 때 3루쪽 KIA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줘서 감동을 받았다"며 "국내 팬을 실망시키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호투한 KIA 선발 양현종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공에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며 "활기차게 정말 잘 던졌다.

오랜만에 좋은 투수가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번 시즌에 대해서는 "막상 끝나니 홀가분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었다"며 "몸 상태는 좋았는데 내가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

그게 프로다.

내년에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요미우리와 계약기간이 1년 남았다.

야구를 할 날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나도 모르게 스피드가 줄어들까봐 몸무게를 90㎏ 정도로 줄였다"고 말했다.

(나가사키<일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