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소녀' 김현지(21.LIG)가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마스터즈에서 이틀간 연장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현지는 9일 제주도 사이프러스 골프장(파72.6천410야드)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유소연(19.하이마트)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김현지는 지난해 6월 비씨카드 클래식과 10월 가비아 인터불고 마스터즈 2위에 올랐을 뿐 그동안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

전날 첫 번째 연장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이날 아침까지 기다린 둘은 세 번째 샷에서 승부가 갈렸다.

먼저 세 번째 샷을 날린 유소연이 홀 3m 정도에 공을 떨궈 기선을 잡는 듯했지만 김현지가 기다렸다는 듯 1m 정도에 바짝 공을 붙이며 오히려 유소연을 압박했다.

5월 두산매치플레이 대회에서 9차 연장 끝에 우승하는 등 연장에 강한 면모를 보인 유소연은 부담감을 안고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홀 오른쪽에서 아쉽게 공이 멈추는 바람에 고개를 떨궜다.

김현지는 이어 챔피언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우승 상금 6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태권도 공인 3단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김현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구청장배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유소연은 상금 2만9천250달러를 받았으나 상금 부문 선두인 서희경(23.하이트)도 단독 4위 상금 1만5천달러를 차지해 간격을 좁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다승 부문에서도 5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설 기회를 놓치고 서희경과 4승으로 공동 선두에 그쳤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 대회는 20일부터 제주 스카이힐에서 열리는 ADT CAPS 챔피언십만 남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