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9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다.

양키스는 5일(한국시간) 뉴욕 브롱크스 뉴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가 선제 2점 홈런을 포함해 혼자 6타점을 올린 데 힘입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7-3으로 제압,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했다.

양키스는 2000년 뉴욕 메츠와 지하철 시리즈를 제패한 이후 9년 만에 다시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고,역대 최다인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최근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2001년),플로리다(2003년)에 잇따라 무릎을 꿇었던 양키스는 뉴양키스타디움으로 이사한 첫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반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필라델피아는 1950년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서 4전 전패한 데 이어 59년 만의 재대결에서 또 눈물을 흘렸다. 필라델피아의 박찬호(작은 사진 가운데)는 6회 말 1사1루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미국 진출 15시즌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박찬호는 2,4,5,6차전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3탈삼진,1볼넷,무실점 기록을 남겼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 필라델피아와 1년간 기본 연봉 250만달러에 보너스 포함,최대 500만달러에 계약한 박찬호는 1년간 내셔널리그 강팀 필리스의 중간 투수로 맹활약했고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도 밟았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로 뛰었던 김병현(30 · 전 피츠버그)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면 더할 나위 없는 한 해였지만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에도 불구,여전히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에서 셋업맨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다.

작년 불펜의 힘으로 월드시리즈를 정복했던 필라델피아는 올해 마운드 주축 멤버가 줄줄이 부상했지만 박찬호가 중간에서 버티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박찬호가 또 한번 선발의 꿈을 찾아 다른 팀 이적을 꿈꿀지,중간 투수로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에 남는 길을 택할지 올 겨울 그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