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하프 코리안' 문태영(31.194㎝)의 맹활약에 2009-20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문태영은 27일 인천 전자랜드와 홈 경기에서 3쿼터에만 18점을 몰아넣는 등 23분25초만 뛰고도 혼자 34득점을 기록, 팀의 97-82 승리에 앞장섰다.

여섯 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32분09초를 뛴 문태영은 23점(2위), 7.7리바운드(10위),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특히 27일 3쿼터 18득점은 이번 시즌 한 쿼터 개인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을 정도로 파괴력이 돋보인다.

문태영의 기대 이상 활약 덕에 개막 전까지 중위권으로 평가받았던 LG도 단독 선두(5승1패)를 내달리며 창단 후 첫 우승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문태영은 2월 KBL이 처음 시행했던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LG에 선발됐다.

1순위로 전주 KCC에 입단한 전태풍(29.180㎝)이나 2순위 서울 삼성 이승준(31.204㎝)에 비해 기량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태풍의 12.8점, 5어시스트, 3.4리바운드나 16.3점, 8리바운드, 0.7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이승준에 비해 문태영의 기록이 오히려 앞서고 있다.

키에 비해 팔길이(210㎝)가 무척 길어 유리한 점을 가진 문태영은 현재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고 있는 친형 제로드 스티븐슨(34)의 그늘에 가려 실력이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

'형이 훨씬 잘한다던데...'라는 세간의 평가 등으로 3순위에 뽑혔지만 득점력과 리바운드는 물론 도움 능력까지 갖춰 이제는 'LG는 외국인 선수 2명이 함께 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을 듣기 시작했다.

추일승 MBC-ESPN 해설위원은 "사실 드래프트 때만 해도 '외곽에서 슛만 쏜다'는 평이 있었다"면서 "구러나 국내 리그에서 외곽은 물론 골밑에서 플레이도 곧잘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팀이 막기 어렵다.

일대일로 수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지역방어 등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태영은 "다른 것보다 이기는 농구를 계속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상승세의 LG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부산 KT(31일), 대구 오리온스(11월1일)를 연달아 상대하게 돼 시즌 초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좋은 기회를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