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 왕' 김일의 후계자 이왕표(54)가 '야수' 밥샵(35.미국)과 재대결에서 현란한 드롭킥 실력을 뽐냈다.

이왕표는 26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2경기장에서 열린 고 김일 추모 프로레슬링대회 '포에버 히어로(Forever Hero)' 마지막 메인 매치에서 밥샵에게 한 수 위의 실력을 자랑했다.

포에버 히어로는 1960~70년대 국내 프로 레슬링계를 풍미하다 2006년 10월 타계한 김일 선생을 추모하는 대회로 이번이 네 번째다.

관중 8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이왕표는 프로레슬링 룰로 진행된 이번 맞대결에서 초반부터 드롭킥과 돌려차기, 들어 매치기로 밥샵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경기 시작 6분 뒤 링 밖에 있던 초청 선수 레더 페이스가 철제 의자로 이왕표의 머리를 때리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밥샵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중으로 떠올라 양발 차기로 이왕표를 아예 링 바닥에 눕혔다.

이왕표는 잇따른 충격에 의식을 잃은 듯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세계프로레슬링협회(WWA) 챔피언 벨트는 결국 밥샵이 가져갔다.

밥샵은 이번 승리로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격투기 룰로 맞붙은 이왕표에게 1라운드 TKO로 졌던 수모도 되갚았다.

이왕표는 경기가 끝난 뒤 "여러분 죄송합니다.오늘 타이틀을 도둑맞았다.강도한테 빼앗긴 느낌이다.그러나 패배는 인정한다.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밥샵을 링에 눕혀버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 참가한 노지심과 안재홍, 홍상진, 김종왕, 김남훈 등 국내 프로레슬러와 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경기 시작에 앞서 김일 선생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