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 킬러' 윤석민(23.KIA 타이거즈)이 호랑이 군단의 'V10'을 완성하라는 임무를 띠고 마운드에 출격한다.

반면 송은범(25.SK 와이번스)은 배수진을 친 채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꿈꾸며 볼을 움켜잡는다.

조범현 KIA 감독과 김성근 SK 감독은 23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윤석민과 송은범을 내세우겠다고 예고했다.

무게는 윤석민 쪽으로 기운다.

둘 다 오른팔 정통파에다 시즌 막판 부상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구위와 위기관리 능력은 윤석민이 훨씬 더 돋보였다.

송은범은 한 달 넘게 실전 공백이 있었고 어깨가 아직 완전치 않아 불안감이 남아있다.

두 투수는 지난 17일 광주에서 열린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여 윤석민이 승리, 송은범이 패전을 기록했다.

윤석민은 7이닝 동안 공 110개를 던져 7안타, 2볼넷만 내주고 7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나주환에게 2안타를 맞았고 2회와 6회 연속안타도 두 차례 허용했지만 안타 7개를 모두 단타로 처리했다.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40㎞대 초반에 그쳤지만 장기인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꺾였고 결정적인 순간 포크볼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무엇보다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SK 타선의 응집력을 분산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 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돌려세운 윤석민은 KIA의 막강 선발진에서도 최고의 카드.
올 시즌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면서도 9승4패7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46이란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SK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79의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피안타율도 0.175에 불과했다.

SK에는 윤석민을 상대로 안타 2개 이상을 쳐낸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송은범도 윤석민과 맞붙은 2차전에서 결코 못 던진 것은 아니다.

4⅓이닝 동안 59개를 던지면서 2안타밖에 맞지 않았다.

4회 최희섭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내준 실점이 유일했다.

특히 3회까지는 퍼펙트로 막았다.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이 잘해줬는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만큼 송은범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송은범은 올 시즌 김광현과 함께 부동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평균자책점 3.13에 12승3패를 기록했다.

오른손 에이스로서 충분한 성적표.
그러나 정규시즌 막판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9월22일 삼성과 경기에서 ⅓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뒤 줄곧 재활군에 머물렀다.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빠질 정도였지만 한국시리즈 개막 직전 극적으로 합류했다.

정규시즌 KIA를 상대로 평균자책 3.14, 1승1패로 평범했다.

이용규(4타수3안타), 김원섭(6타수3안타), 나지완(8타수4안타)에게 약했고 김상현에게 홈런 2방을 얻어맞았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