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시 빙상장 흥분.감동 물결
교민들 "독무대 계속될 것" "너무 자랑스러워"

"피겨 여왕, 김연아!" "김연아, 영원히 기억될 스케이터."
17일 오후(현지시간)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그랑프리 대회 6회 연속 우승을 한 김연아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연기에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은 흥분과 감동의 물결로 출렁였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2, 3위를 한 일본의 나카노 유카리, 아사다 마오의 연기에 환호를 보내던 관객들은 맨 마지막 순서로 나선 김연아가 한 차례의 실수도 없이 이들과 차별화된 '매직 기량'을 선보이자 일제히 일어서서 갈채를 보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연아가 전날의 '본드걸' 이미지를 벗고 푸른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피아노 협주곡 리듬에 맞춘 4분여의 환상적인 연기로 2위 아사다와 36점 이상의 점수차이를 보이며 우승을 차지하자 관중들의 환호는 한동안 그칠줄 몰랐다.

특히 김연아를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한인 교민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며 '김연아'를 외쳤고, 나카노와 아사다를 응원하던 일본인들은 물론 1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모두 국적을 잊은 듯 김연아의 우승에 환호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양서진(32.대학원생)씨는 "김연아 선수가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훌륭한 결과를 보여주었다"면서 "훌륭한 연기로 세계 신기록까지 세웠다니 정말로 기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인 장 에브라르(42)씨는 "김연아는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기량을 보여주었다"면서 "오늘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당분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김연아의 독무대가 계속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조일환 주불대사는 "오늘 김연아 선수가 너무 훌륭한 기량을 보여줘 자랑스럽고 기쁘다"면서 "경기장을 찾은 우리 교포들도 다 함께 김연아 선수에 대해 대단히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실에서 수백여명의 취재진을 상대로 단독 회견을 하고 "지난 3월 이후 처음 치르는 대회여서 부담됐지만 차분히 경기를 마친 것 같다"면서 "시즌 첫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앞으로도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