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미국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한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포스트시즌 첫 실점과 첫 패배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8회말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이어 등판했지만 ⅔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2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찰리 매뉴얼 필라델피아 감독은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지자 전날 위기상황에서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박찬호를 다시 한 번 등판시켰지만, 이번엔 야수 실책이 나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 타자 케이시 블레이크에게 3루수 글러브를 맞고 튕겨나가는 안타를 내준 박찬호는 두 번째 타자 로니 벨리아드의 희생번트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번트안타까지 내주고 말았다.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찬호는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박찬호는 러셀 마틴에게 시속 148㎞짜리 직구를 던져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병살을 잡을 수 있는 기회에서 2루수 체이스 어틀리가 1루에 악송구를 범하고 말았다.

공이 빠진 사이 타자 마틴은 1루로 살아나갔고 3루에 도착한 대주자 후안 피에르가 홈까지 밟으면서 박찬호는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 번째로 맞은 챔피언십 시리즈 무대에서 포스트시즌 첫 실점과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박찬호는 결국 아웃카운트를 한 개밖에 잡지 못한 채 스콧 아이어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그러나 박찬호의 뒤를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스콧 아이어는 짐 톰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바로 교체됐고, 이어 올라온 라이언 매드슨도 두 명의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주고 말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필라델피아는 결국 이렇게 내준 2점을 뒤집지 못하고 1-2로 졌다.

2점 모두 박찬호의 자책점으로 기록되면서 박찬호는 포스트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양팀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비센테 파디야가 각각 7이닝 2피안타 무실점과 7⅓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필라델피아는 4회초 라이언 하워드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1-0으로 먼저 앞서나갔다.

하지만 8회말 실수가 이어지면서 2점을 내주고 역전당해 다저스와 1승1패로 균형을 이루게 됐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되는 필라델피아와 다저스의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은 19일 필라델피아로 장소를 옮겨 계속된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