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8강에서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던 가나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가나는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전,후반과 연장전을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브라질을 4-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가나는 1993년, 2001년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가나는 또 1993년 결승 무대에서 패배를 안겼던 브라질에 16년 만에 설욕하며 아프리카 팀 가운데 가장 먼저 정상에 오른 팀이 됐다.

반면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브라질은 공격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승부차기 끝에 눈물을 삼켰다.

가나의 수비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가나는 전반 37분 수비수 1명이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에서도 탄탄한 수비로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끝까지 잘 막아냈다.

하지만 브라질은 한 명이 더 뛰는 유리한 상황을 살리지 못한 채 가나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고 후반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가나는 연장 전후반 30분도 무사히 넘기면서 승부를 '신의 룰렛' 게임으로 몰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도 가나는 극적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가나는 1,2번째 키커가 골에 성공했지만 3, 4번째 키커가 잇따라 실축하면서 브라질에 2-3으로 뒤져 한때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브라질이 3번째 키커부터 3차례 연속 골을 넣지 못한 사이 가나는 5번째, 6번째 키커가 침착하게 골망을 갈라 4-3으로 전세를 뒤집고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가나 골키퍼 다니엘 아그에이는 브라질의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내며 우승 주역이 됐다.

앞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는 헝가리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코스타리카를 2-0으로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헝가리는 후반 36분 코스타리카 마르코스 우레나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뒤졌지만 후반 인저리 타임 블라디미르 코만이 극적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이룬 뒤 곧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가 승리를 따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