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0.04점 차로 자신이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76.12점) 경신을 안타깝게 놓쳤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새벽 새벽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에서 치러진 2009-2010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3.80점에 예술점수(PCS) 32.28점을 합쳐 총점 76.08점으로 가볍게 선두에 올랐다.

2009-2010 시즌 첫 대회라는 부담을 털고 역대 최고점에 근사한 점수를 기록한 '강심장'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와 배짱에 지켜보던 관중이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냈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 필살기로 내세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에서 가산점(GOE)을 2점이나 챙겼다.

또 트리플 러츠(기본점 5.5점)에서도 가산점 1점을 더했고, 더블 악셀에서는 무려 1.8점의 가산점이 붙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수행한 세 개의 점프에서 22.4점을 따낸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고점을 경신할 때 얻었던 세 개의 점프 합계(22.0점)보다 0.4점을 얻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0.04점이 차이가 났을까.

바로 프로그램 구성요소의 점수를 따지는 예술점수(PCS)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점수보다 0.44점을 잃은 게 결정적이었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PCS 점수가 32.72점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32.28점을 얻으면서 0.44점 뒤쳐졌다.

세계선수권대회 때 PCS의 '스케이팅 기술' 요소에서 두 명의 심판이 9.0점을 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9점대를 준 심판이 없었고, 여기서 0.04점의 차이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시즌 첫 대회라는 부담감을 따져볼 때 전혀 실망할 필요는 없다.

김연아 역시 "지난 시즌에도 신기록은 후반기에 나왔다. 첫 경기라서 실수 없는 연기를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그래서 더 마음 편하게 연기를 했다.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인 만큼 만족스럽다"라고 설명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