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정말 마음에 든다.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불꽃 대결을 펼칠 '금빛 경쟁자'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09-2010 시즌의 첫 무대를 열어젖힌다.

지난 시즌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던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마침내 모든 준비를 끝내고 승전보를 기약하며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김연아는 오는 15일(한국시간) 공식 연습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15∼18일)에 나서려고 13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를 떠나 파리로 향한다.

2006-2007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던 김연아는 허리와 고관절 통증으로 시련의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부상에서 완전히 해방돼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는 물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눈부신 성적 속에 한국 피겨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시즌 역시 부상 없는 완벽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섰던 김연아의 활약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급상승하고 있다.

◇미리 보는 '밴쿠버 금빛 대결'
이번 그랑프리 1차 대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참가자들의 면모가 너무나 화려해서다.

'피겨퀸' 김연아를 비롯해 '동갑내기 라이벌'로 손꼽히는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아사다 마오(일본),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2008 세계선수권대회 4위 나카노 유카리(일본), 2008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캐롤라인 장(미국) 등 세계랭킹 '톱10'에 포함된 선수들이 대거 나선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는 사실상 내년 2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툴 예비 후보자들이 출전하는 무대로 세계 피겨팬들의 관심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단연 관심거리는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새 시즌 쇼트프로그램(영화 007시리즈 주제곡)과 프리스케이팅(조지 거쉰 작곡 '피아노 협주곡 F장조') 완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시즌 어텐션 판정으로 논란이 일었던 트리플 플립 점프를 단독 점프로 바꾸면서 가장 자신 있는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주력 기술로 내세운 만큼 그 결과 역시 궁금하다.

철저한 보안 속에 새 시즌 프로그램을 갈고 닦은 김연아가 처음 공식 무대에서 평가를 받는 자리인 만큼 팬들 역시 떨리는 심정으로 대회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 언론 "김연아가 우승 후보"
피겨 전문 사이트 '골든스케이트'는 그랑프리 1차 대회를 전망하면서 김연아를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꼽았다.

골든스케이트는 이번 대회를 전망하면서 "최근 대회를 통틀어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포함해 3명의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가 참가한다"라고 평가했다.

이 사이트는 이어 "김연아는 지난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4차례나 우승했을 정도로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다.

더구나 쇼트프로그램은 물론 총점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자리매김했다"라고 강조했다.

골든스케이트는 특히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데이비드 윌슨 코치가 경쟁력 있는 새 시즌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쇼트프로그램은 김연아의 힘찬 스케이팅과 쾌활한 표현력을, 프리스케이팅은 한층 정제된 연기력을 선보일 것"이라며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에 대해선 "최근 치러진 2009 재팬 오픈에서 세 차례 트리플 점프(트리플 악셀 2회, 트리플 살코 1회)를 모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점프도 만족스럽지 않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할 두 차례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의 완성 여부가 시즌 첫 대회를 앞둔 아사다의 고민거리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