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지도자는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홍명보(41) 감독은 자신이 롤모델로 삼은 사령탑으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많지 않은 나이에도 무명에 가까운 젊은 태극전사들을 하나로 묶어 18년 만의 8강 진출 쾌거를 이룬 지도력의 근간에 아드보카트 감독이 자리한 셈이다.

지난 2005년 아드보카트 감독 시절 코치로 발탁된 홍명보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작은 장군'으로 불렸던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했다.

홍 감독은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팀 운영은 물론 선수들과 관계 설정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선수 시절 사령탑으로 모셨던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서 체력 훈련의 중요성을 배웠고 핌 베에벡 감독으로부터 훈련법과 업무 분담 방식을 익혔다는 홍 감독이 아드보카트 감독을 진정한 자신의 스승으로 꼽는 이유는 왜일까.

홍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은 둘 다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하며 성공을 거둔 반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짧은 기간 성과를 내지 못해 히딩크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히딩크 감독 시절에는 내가 선수였기 때문에 그가 팀을 운영하는 모든 걸 볼 수 없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 때는 내 눈과 귀, 머릿속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배웠다.

그의 훈련을 지휘하는 방식과 선수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등 일거수일투족을 메모했고 그건 지금도 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선수들을 정직하게 대한다.

심리적으로 선수들에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걸 싫어한다"며 고도의 심리전을 펴 `선수 길들이기'로 유명한 히딩크 감독과 차별화된 리더십을 강조했다.

2007년 아시안컵 때 감독으로 모셨던 핌 베에벡 감독에 대해 "그로부터 체계적인 훈련법을 배웠다.

시간과 싸움에서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선수들을 지도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감독-코치 인연을 맺은 박성화 감독에 대해서는 "A대표팀이 아닌 청소년 선수들이었고 한국인 감독이기 때문에 외국 감독들에게서 배우지 못한 다른 부분을 보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에즈<이집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