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태극전사들의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이자 20세 이하(U-20) 이하 축구대표팀에서 홍명보 감독을 보좌하는 서정원(39) 코치가 수영장에 던져지는 수모(?)를 당했다.

6일(한국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 외곽의 한국 선수단 숙소인 J.W 메리어트호텔 수영장에서 피로 회복을 위한 수중 훈련을 마치고 나온 선수들은 일제히 서정원 코치에게 달려가 서 코치를 수영장으로 밀어 넣었다.

유니폼을 입고 운동화까지 신은 서정원 코치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버티자 이승렬(서울)이 `논개' 역할을 자처해 서 코치의 등을 끌어안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서로 수영장으로 밀어 빠뜨리는 등 흥겨운 풍경을 연출했다.

이런 이벤트는 파라과이 16강에서 3-0 대승을 낚은 선수들이 그동안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쌓인 피로를 날리는 한편 코칭스태프, 동료와 거리감을 좁히려는 친근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수영장 빠뜨리기' 대상임을 감지했는지 훈련이 끝나기 무섭게 조용히 수영장을 빠져나갔다.

선수들은 앞서 미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죽음의 C조' 탈출에 성공했을 때는 김태영 코치를 수영장에 빠뜨렸다.

= 김보경, 특별한 생일잔치 =
0...파라과이와 16강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뽑았던 `왼발 달인' 김보경(20.홍익대)이 특별한 생일 케이크를 받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이날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6일 생일이었던 김보경을 위해 아침 식사 시간에 케이크를 준비했고 선수단장인 노흥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특별 격려금을 줬다.

김보경은 파라과이와 경기 후 "내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8강 진출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보경은 그러나 경고 누적으로 가나와 8강 경기에는 못 뛰는 상황.
그는 "우리 모두 힘내서 4강까지 가자"라며 생일 축하를 해준 동료에게 답사했다.

= "민우야, 너는 수영하지 마"
0...동료 선수들이 `작은 거인' 김민우(19.연세대)의 작은 키(172㎝)를 놀리며 웃음꽃을 자아냈다.

주장인 구자철(20.제주)은 1.5m 깊이의 수영장에서 피로 회복을 겸한 `수중 산책'을 할 때 "민우야, 물 먹지 않도록 조심해"라며 최단신을 꼬집으며 놀려댔다.

이어 1.7m 깊이의 인공 파도풀로 장소를 옮기자 선수들은 "민우야 너는 수영하지 마, 잘못하다 익사할라"라며 물 안으로 들어가는 김민우를 만류했다.

하지만 근육질의 환상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김민우는 싫은 기색 없이 밝은 표정으로 가장 깊은 곳까지 헤엄쳐 들어갔다가 나오는 등 수영 실력을 과시했다.

(수에즈<이집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