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프레지던츠컵 출전, 맞대결 여부 관심

"양용은이 우즈에 필적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세계연합팀 단장을 맡은 그렉 노먼(호주)은 지난 달 28일 한국을 찾았을 때 이같이 말하며 양용은과 타이거 우즈(미국)의 맞대결 가능성을 시사해 다시 한번 골프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월드스타로 거듭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8일(한국시간) 세계연합팀의 일원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 골프황제 우즈가 버티고 있는 세계 최강 미국대표팀과 맞붙는다.

지난 8월 PGA 챔피언십에서 부동의 세계 1위 우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양용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 골프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서 우즈와 다시 맞대결을 벌일 기회를 잡은 셈이다.

프레지던츠컵은 투어 대회에서 흔히 열리는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과 달리 12명이 팀을 이뤄 나흘 동안 포볼, 포섬, 싱글 매치플레이를 펼쳐 감독 격인 단장이 어떻게 대진표를 짜느냐에 따라 양용은과 우즈의 맞대결 여부가 결정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PGA 투어 통산 71승을 거둔 우즈와 통산 2승에 프레지던츠컵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양용은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같은 점이 우즈와 양용은의 맞대결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각 팀 단장들은 에이스끼리 맞붙는 대진을 짰다가 패했을 경우 입는 타격을 피하려고 상대팀 에이스에게는 겁 없고 패기 넘치는 선수를 붙이는 전략을 짠다.

미국팀의 에이스 우즈는 역대 프레지던츠컵에서 13승11무1패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유일한 패배를 2007년 대회 때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마이크 위어(캐나다)에게 당했다.

또한 다른 매치플레이 대회에서도 세계 최강 우즈의 발목을 잡은 것은 톱 플레이어가 아닌 무명 선수였다.

지난해 무릎 수술을 받고 한동안 투어에 나서지 못했던 우즈는 올해 2월 WGC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우승 경력이 전무했던 팀 클라크(남아공)에게 패해 초반 탈락한 아픈 경험이 있다.

이에 비해 양용은은 두번이나 세계 최강을 꺾고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강호 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

양용은은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 챔피언스에서 추격하는 우즈를 따돌리고 우승한데 이어 올해는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그것도 우즈와 챔피언조에서 맞붙어 역전승을 거뒀다.

양용은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우즈를 다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줄곧 받아왔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우즈가 계속 이겨오다 이번에 진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담담하게 받아넘기는 양용은이 프레지던츠컵에서 또 한번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