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와 6일(한국시간) 새벽 8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파라과이와 U-20 월드컵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태극전사들의 4강 진출을 좌절시켰던 파라과이를 상대로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에 나선다.

16강에서 맞붙는 한국과 파라과이 간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한국, 파라과이 맞대결 `불운' 끊을까.

한국은 20세 이하(U-20) 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파라과이에 네 번 싸워 1승1무2패로 박빙의 열세다.

특히 U-20 월드컵에선 두 차례 맞붙어 모두 파라과이의 벽에 막혔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1979년 일본 대회부터 `악연'이 시작됐다.

한국은 파라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나 0-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2차전에서 캐나다를 1-0으로 꺾고 3차전에서 포르투갈과 0-0으로 비기는 등 선전했지만 파라과이와 경기 패배 탓에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때도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2차전에서 맞닥뜨린 파라과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3차전에서 미국에 0-2로 졌지만 1승2패로 조 3위 와일드카드를 얻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 올랐지만 파라과이에 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파라과이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도 8강에서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 2-3 패배를 안겨 4강 진출을 가로막았던 팀이다.

중요한 고비에서 한국에 좌절을 안겼던 파라과이를 맞아 젊은 태극전사들이 선배들의 한을 풀어줄지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 이번에는


8강 길목에서 맞붙는 파라과이와 경기에선 홍명보 감독이 어떤 카드로 승부수를 띄울지 관심거리다.

홍명보 감독은 C조 조별리그 개막전이었던 카메룬과 경기에서 0-2 패배를 당하자 독일과 2차전에는 무려 5명의 선발 명단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둬 값진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2차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골키퍼 김승규(울산)와 좌우 날개 김민우(연세대)-서정진(전북) 듀오,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고려대), 주장 구자철(제주)과 `더블 볼란테' 호흡을 맞춘 수비형 미드필더 문기한(서울)은 미국과 3차전에서도 그대로 베스트 11을 이뤘다.

홍명보 감독은 다만 득점력을 높이려고 2차전 때 왼쪽 날개를 맡았던 김민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그 자리에 `왼발 달인' 김보경(홍익대)을 배치하는 소폭의 변화를 줬다.

파라과이와 8강에선 미국과 경기 때 왼쪽 허벅지가 파열돼 남은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오재석(경희대)의 부상 제외가 변수다.

오재석 대신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던 윤석영(전남)이 오른쪽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왼쪽에는 `전천후 선수' 김민우가 채울 공산이 크다.

김민우는 지난달 수원컵 우승 때까지 왼쪽 풀백 붙박이로 활약했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박희성(고려대)이 경쟁 우위를 점한 가운데 부상에서 회복한 김동섭(도쿠시마)이 노리고 있지만 박희성의 선발 출격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서정진(전북)이 오른쪽 날개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이승렬(서울)과 조영철(니가타)이 왼쪽 사이드 공격수 경쟁 후보다.

이승렬의 선발 출장이 유력한 가운데 조영철은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와 경기에서도 4-2-3-1 전형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예정인 가운데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 새로운 공격 루트를 가동할지 주목된다.

◇골잡이 산탄데르 `경계령'

"11번 선수는 신체 조건과 스피드가 좋고 힘있는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홍명보 감독은 파라과이의 스트라이커 페데레코 산탄데르(18.과라니)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파라과이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산탄데르는 빼어난 슈팅 감각과 위치 선정 능력을 앞세워 올해 남미 20세 이하(U-20) 선수권대회
6경기에서 4골을 사냥하며 준우승에 앞장섰다.

이번 대회 이집트와 A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사냥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파라과이가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른 건 산탄데르의 활약이 밑바탕이 됐다.

산탄데르와 함께 남미 U-20 선수권 전체 18골 중 14골을 합작했던 미드필더 에르난 페레스(20.비야 레알), 공격수 로빈 라미레스(20.리베르타드) 등도 경계 대상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