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신궁 곽예지(대전체고)에게 올해 추석은 그 어느 해보다 따뜻하다.

세계랭킹 1위와 상금왕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곽예지는 지난달 26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2009 FITA(국제양궁연맹) 양궁월드컵 파이널대회 리커브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 링을 113-108(120점 만점), 5점 차로 꺾고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2006년 시작한 양궁월드컵 파이널은 그 해 열린 1∼4차 양궁월드컵 리커브와 컴파운드(양 끝에 도르래가 달린 활) 우승자끼리 겨루는 `왕중왕' 성격의 대회.
곽예지는 이로써 여자 리커브 부문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게 됐다.

곽예지는 울산 대회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면서 세계랭킹 포인트 25만8천700점으로 세계랭킹 1위인 윤옥희(예천군청.26만1천점)에 2천300점 뒤졌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넉넉한 점수 차로 순위를 뒤집게 된 것.
윤옥희는 이번 대회에서 3위에 그쳤다.

올해 초 다섯 차례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강 한국 여자양궁을 평정한 데 이어, 세계랭킹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면서 진정한 세계 최고 궁사로 공인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곽예지는 고교생 신분임에도 올해 국내 양궁선수 중 남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곽예지는 양궁월드컵 파이널대회 우승 상금으로 2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천300만원을 받았다.

앞서 열린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주는 포상금 2천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와 함께 올해 출전한 4번의 월드컵에서 1,2,3등을 각각 한 차례씩 하면서 총 3천500달러(한화 400여만원)도 벌어들였다.

프로 선수가 아님에도 5천만원 가까운 돈을 상금과 포상금으로 벌어들였다.

울산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2관왕인 이창환과 주현정이 번 돈이 3천만원, 임동현이 2천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차이로 `상금왕' 타이틀도 거머쥔 셈이다.

지난달 말 서울시내 한 중식당에서 열린 울산 세계선수권 및 월드컵 파이널 대회 `뒷풀이'에 참가한 곽예지는 "이제는 누구와 경기를 해도 자신이 있다.

주변에서는 저를 불안하다고 보시지만 저는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진정한 `곽예지 시대'가 올지 양궁계는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