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GA챔피언십 최종일 최종홀에서 나온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의 샷이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올해의 샷'에 뽑혔다.

SI는 30일(한국시간) 가을시리즈 5개 대회만 남기고 있는 미국PGA투어 2009시즌을 결산하면서 올해의 선수,재기 선수,올해의 샷 등 부문별로 최고를 뽑아 인터넷 홈페이지(www.si.com)를 통해 발표했다.

올해의 샷으로는 양용은이 USPGA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시도한 두 번째샷이 선정됐다. 1타차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앞서고 있던 양용은은 홀까지 210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날린 두 번째샷을 홀옆 3m에 떨군 뒤 버디를 잡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그 상황은 추격자가 메이저대회 '역전 불허'의 명성을 이어온 우즈였던 데다 나무를 넘겨야 하는 고난도 샷이었기에 더욱 빛이 났다. 두 번째 샷이 삐끗했더라면 우즈를 상대로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었으나 그 한 방으로 우즈를 더 압박한 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될수 있었다.

양용은은 또 '더 심각하게 다뤘어야 할 시즌 초반 우승자'에도 뽑혔다. SI는 "3월 혼다클래식에서 양용은이 투어 첫 승을 했을 때 더 주의깊게 다뤘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우승을 '단발성'으로 보았지,메이저대회에서 우즈를 상대로 일을 낼 것으로 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올해의 이변' 부문에서는 랭킹 125위까지 출전할 수 있었던 플레이오프 첫 대회 바클레이스에 124위 자격으로 나와 우승을 차지한 히스 슬로컴(미국)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은 못했지만 6승을 거둔 우즈가 '올해의 선수','올해의 재기 선수' 부문을 휩쓸었다.

또 '올해의 가장 빼어난 대회'로는 브리티시오픈이 꼽혔다. 60세의 톰 왓슨(미국)은 정규라운드 마지막홀 두 번째 샷을 마칠 때까지도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과 '브리티시오픈 최다우승(6회)' 타이기록을 낼 뻔 했으나 통한의 보기를 범한 뒤 연장전 끝에 스튜어트 싱크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