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잔치에서 부산 갈매기가 먼저 날았다. 포스트시즌 한풀이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가 뚝심의 두산 베어스를 꺾고 14년 만에 펼쳐진 '경부선 시리즈'에서 먼저 1승을 챙겼다.

롯데는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 조정훈이 7과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7탈삼진,2실점으로 역투하고 조성환의 4타수 4안타 등 장단 14안타를 퍼부어 페넌트레이스 3위 두산을 7-2로 완파했다. 롯데는 2000년 10월1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9년 만에 감격적인 가을잔치 승리를 맛봤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한국 무대 두 번째 시즌에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냈다.

예상대로 롯데가 선발에서 우위를 점한 반면 두산은 믿었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다. 공동 다승왕(14승) 조정훈과 두산 좌완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으나 니코스키가 4회초 어깨 통증 때문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균형은 깨졌다. 불펜 투수 김상현이 첫 타자 조성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친정에 칼끝을 겨눈 롯데 홍성흔은 깨끗한 중전안타를 때려 조성환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의 바뀐 투수 후안 세데뇨에게 고전하던 롯데는 6회초 이승화,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홍성흔 타석 때 바뀐 투수 임태훈의 볼을 포수가 놓쳐 3루 주자 이승화가 홈을 밟았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8회초 우중간 2루타로 나간 김주찬을 조성환이 3루타로 불러들였고,이대호의 중전안타가 터져 점수는 순식간에 4-1로 벌어졌다. 8회말 끈기를 발휘한 두산은 임재철의 2루타,고영민의 적시타로 한 점 따라붙었으나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