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퍼트가 안되는데 한 수 부탁함세!" "그래? 어디 좀 보자.이렇게 해보는 것이 어때?"

션 오헤어(27)와 타이거 우즈(34 · 이상 미국)는 나이차는 있지만,친하게 지내는 사이.그래서 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24일(한국시간) 연습라운드도 9홀을 함께 했다. 오헤어는 친구이지만,경쟁자이기도 한 우즈에게 퍼트가 안된다며 레슨을 부탁했다. 2005년 투어에 데뷔한 오헤어는 3승을 올렸고,페덱스컵 랭킹 7위로 투어챔피언 출전권을 얻었지만 최근 번번이 퍼트가 발목을 잡았다. 올시즌 라운드당 퍼트 수(159위)나 홀당 퍼트 수(116위) 랭킹을 보면 이를 잘 알수 있다. 친구의 퍼트 동작을 유심히 본 우즈는 "백스윙 때 페이스를 좀 열고 포워드 스윙 때에도 그대로 밀어줘라"고 조언했다. 오헤어가 퍼터헤드를 일직선으로 빼려다 보니 헤드 로프트가 작아지고,그 상태로 포워드 스윙을 하다 보니 볼이 자주 홀 왼쪽으로 빠지는 것을 지적한 것.우즈의 말은 헤드가 일직선상에 있도록 하는데 집착하지 말고 스윙 동작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라는 뜻이었다.

오헤어는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시작된 대회 첫날 우즈의 어드바이스를 명심한 채 플레이를 했다. 결과는 4언더파 66타로 단독 1위.조언해준 우즈(3언더파 67타)보다 오히려 1타 앞서 머쓱해지고 말았다. 특히 총 퍼트 수는 28개로 출전 선수 30명 중 5위였고,그린을 적중한 홀에서 평균 퍼트 수는 1.571개로 1위였다. 4번홀에서는 16.5m 거리의 퍼트가,14번홀에서는 5.4m 거리의 퍼트가 쑥 들어갔다. 만에 하나 오헤어가 보너스상금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포함,1135만달러의 주인공이 될 경우 우즈의 표정은 어떨까. 우즈는 1라운드 후 "친구를 도왔을 뿐인데…"라며 겸손해한 뒤 "이제는 그를 따라잡아야 할 처지"라며 웃어넘겼다.

우즈 외에 올해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스튜어트 싱크(미국),2007 · 2008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선두와 1타차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US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1오버파(버디3 보기4) 71타로 공동 16위,케빈 나(26 · 타이틀리스트)는 3오버파 73타로 필 미켈슨(38 · 미국)과 함께 공동 26위다. 미켈슨은 14번홀(파4)에서 112m 거리의 어프로치샷을 당겨 벙커에 집어넣은 데 이어 벙커와 러프를 전전한 끝에 '쿼드루플 보기'인 8타를 치기도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