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를 나흘 앞두고 최상의 베스트 11 조합을 찾기 위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청소년 대표팀은 이집트 현지 시각으로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22일 자정)부터 2시간 동안 수에즈 부근 아인소크나의 라스아데베야 연습구장에서 주전조와 비주전조로 나눠 자체 연습경기를 치렀다.

전날 결전의 땅인 이집트에 입성한 대표팀이 오는 27일 오전 1시45분 아프리카 복병 카메룬과 일전에 나설 선발 명단의 윤곽을 그리려는 마지막 실전 테스트였다.

11명씩 두 개조로 나눠 전, 후반 30분씩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주전조에는 김동섭(도쿠시마)이 최전방에 서고 좌우 날개에 서정진(전북)과 조영철(니가타)이 포진했다.

또 중원에는 김보경(홍익대)과 최성근(언남고) 듀오에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제주)이 뒤를 받쳤다.

4-3-3 전형의 포백 수비라인은 윤석영(전남)-김영권(전주대)-홍정호(조선대)-오재석(경희대)이 늘어서고 골키퍼 장갑은 이범영(부산)이 꼈다.

카메룬과 경기 때 투입될 베스트 11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는 선발 조합이었다.

비주전조에는 최종 엔트리 21명 중 백업 골키퍼 김다솔(연세대)을 제외한 9명과 서정원, 김태영 코치가 11명을 채웠다.

좌우 측면 돌파를 이용한 빠른 공격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하던 주전조는 그러나 비주전조의 역습 한 방에 먼저 실점했다.

비주전조의 오른쪽 날개로 나선 왕년의 스타 서정원 코치는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길게 올라오자 오른쪽 골지역에서 오른발을 살짝 갖다대 먼저 골문을 열었다.

0-1로 끌려가던 주전조가 거센 반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주전조의 중앙 미드필더인 김보경은 2분 뒤 아크 정면을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수비수 몸을 맞고 튕겨 나오자 문전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밀어 차 동점골을 뽑아냈다.

1-1로 균형을 맞춘 주전조는 전반이 끝나갈 무렵 역전골을 만들어냈고 왼쪽 날개 서정진이 해결사로 나섰다.

서정진은 전반 30분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벽을 허물고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에는 주전조에 변화를 줬다.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았던 김동섭 자리에 박희성(고려대)을 기용하고 서정진 대신 이승렬(서울), 최성근 대신 김민우(연세대)와 서용덕(오미야)을 차례로 투입해 시험했다.

후반에는 주전조의 공세가 전반보다 무뎌졌고 종료 휘슬이 울릴 무렵 비주전조의 서정원 코치에게 중거리포 한 방을 맞고 실점하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선수 시절 A매치 87경기에서 16골을 사냥했던 서정원 코치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 후배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에선 `왼발 달인' 김보경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로 나섰고 홍정호를 대신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찬 구자철은 매끄러운 경기 조율로 중원사령관으로 제 몫을 해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11대 11 게임으로 카메룬과 첫 경기 전에 마지막으로 조직력을 점검할 수 있는 훈련이었다"면서 "베스트 11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지만 완전히 결정이 난 게 없다.

선수들이 경기 전날까지 주전 경쟁 구도를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19세 이하(U-19)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한 후 홍명보 감독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캡틴을 맡은 구자철은 "우리 조를 죽음의 조라고 부르지만 패기와 근성을 가지고 훈련을 통해 발전한 기량을 경기장에 쏟아부어 16강에 꼭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에즈<이집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