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적의 골프시즌이다. 점점 짧아져가는 낮이 아쉽기는 하지만 날씨,코스 컨디션 등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다. 스코어의 변수는 오직 골퍼에게 달려있다. 골퍼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80타대와 90타대가 가름난다. 황금 시즌을 맞아 베스트 스코어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떤가. 2009년 가을,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지름길로 안내한다.

골프는 기량이 전부가 아니다. 기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인드 컨트롤이다. 연습장에 가서 '칼'을 갈지 않아도 마음만 굳세게 먹으면 2~3타를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얼핏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실천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것들을 살펴본다.

①여유를 가져라


느긋해야 '굿샷'이 나온다. 티오프 시간에 임박해 도착한 골퍼치고 좋은 스코어를 내는 일은 드물다. 동반자에게 뒤지고 있을 때에도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임하라.'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긍정적 태도가 중요하다. 샷을 하고 이동할 땐 농담도 하면서 릴랙스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②샷을 할 땐 집중하라


샷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여유를 가질지라도,샷을 하는 순간엔 집중해야 한다. 기껏해야 5~10초다. 동반자나 주위 환경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는 것이 샷 성공의 지름길이다.

③다음 샷을 생각하라


골프의 한 샷 한 샷은 모두 '다음 샷을 잘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어프로치샷을 좋은 각도에서 할 수 있게 티샷하는 일,퍼트를 오르막 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어프로치샷을 하는 일 등이 그 예다. 다음 샷을 치기 좋은 곳에 갖다놓는 골퍼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④긴 것이 좋다


어프로치샷이나 퍼트에서 특히 그렇다. 목표보다 짧으면 홀인될 가능성은 제로이지만,목표를 지나가면 홀에 들어갈 수 있다. 짧으면 안타까움이 남지만,길면 안 들어가더라도 아쉬움이 덜 하다. 길게 쳐서 3퍼트하는 것보다 짧게 쳐서 1타를 줄이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흔한가.

⑤느린 것이 좋다


첫 티샷도 그렇고 스윙 자체도 그렇다. '성급함'은 골프에서 최대의 적이다. 많은 교습가들은 긴장된 순간일수록 평소의 '프리샷 루틴'을 지키라고 주문한다. 단,플레이가 지체될 정도로 느릿느릿하게 행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⑥실수는 빨리 잊는 것이 상책이다



직전 샷이 실타였든,굿샷이었든 빨리 잊는 것이 좋다. 특히 실수를 한 뒤 그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곧바로 지워버리는 것이 또다른 실수를 막는 길이다.

⑦안전이 모험보다 낫다



90타대 안팎을 치는 '보기 플레이어' 세계에서는 확률상 그렇다. 안전 위주로 플레이하면 '더블 보기' 이상의 빅넘버는 막을 수 있다. 꾸준하게 평균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낱 같은 확률을 보고 실력 이상의 모험을 감행하다가 몰락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⑧거리에 집착하지 말라



아마추어 골프에서는 드라이버샷을 평균 200야드(남자 기준)만 또박또박 페어웨이에 떨어뜨려도 제 스코어를 내는 데 큰 지장은 없다. 능력은 200야드인데 220~250야드를 보내려다가 힘이 들어가면,볼은 엉뚱한 곳으로 가게 마련이다.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⑨연습 땐 퍼트에 비중을 더 둔다



연습장에서 우드 · 아이언샷을 갈고 닦는 것이 연습의 전부가 아니다. 프로나 아마추어나 승부는 1m 안팎의 퍼트에서 가름난다. 퍼팅 그린(매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골퍼가 스코어에 더 강한 법이다. 퍼트가 전체 스코어의 43%를 차지한다는 통계의 의미를 곱씹어볼 일이다.

⑩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승부를 알 수 없다고 한다. 21일 끝난 미국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최나연처럼 17번홀까지 뒤지다가 마지막 홀에서 역전하는 경우는 많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골프는 그 보답을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