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김송희와 공동선두..오초아 1타차 추격

한국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인자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선수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갔다.

신지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6천72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7개를 쓸어담아 6언더파 66타로 김송희(21)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올 시즌 3승을 거둬 신인왕을 사실상 굳힌 신지애는 정예선수 20명만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싹쓸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신지애는 1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바람에 1타를 잃기는 했지만 페어웨이는 단 한차례만 놓쳤고 그린 적중률 77.8%에 퍼트수는 27개로 줄였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40야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어프로치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며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1타씩을 줄였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신지애는 작년 해프문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삼성월드챔피언십 첫날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2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를 친 뒤 만회하지 못하고 공동 8위로 마친 적이 있다.

작년부터 한국, 미국, 일본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느라 체력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신지애로서는 남은 라운드에서 쌓인 피로를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신지애는 LPGA 투어 공식 기자회견에서 "코스의 전장이 길고 러프도 어려워 2, 3언더파를 목표로 경기했다.

너무 피곤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3번홀(파3)에서 티샷을 1m 이내에 붙여 버디를 잡은 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김송희도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작년 이 대회에서 1타차로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던 김송희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티샷을 컴퓨터 아이언샷으로 만회하며 버디 7개에 보기 1개를 적어냈다.

김송희는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안정된 경기를 펼쳤다.

더 많은 경기를 하게되면 언제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S여자오픈 우승자 지은희(23.휠라코리아)가 6오버파 78타를 쳐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최나연(22.SK텔레콤)이 공동 9위(1언더파 71타), 김인경(21.하나금융)이 공동 12위(이븐파 72타)에 올랐다.

1999년 박세리(32) 이후 10년만에 우승컵을 찾아오려는 한국 선수들에게 경계 대상 1호는 역시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다.

연말에 결혼을 앞둔 탓인지 올 시즌 여제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오초아는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과 함께 1타차 공동 3위에 자리해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작년 대회 우승자 크리머는 7위(3언더파 69타)로 첫날을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