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중국의 벽에 막혀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좌절했다.

한국은 12일 베트남 하노이 콴응콰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최강 중국을 맞아 한 세트를 따내며 선전했지만 높이와 힘의 차이를 절감하며 1-3(18-25 19-25 25-21 14-25)으로 분패했다.

한국은 13일 일본과 3-4위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10일 8강 조별라운드에서 일본에 1-3으로 졌다.

일본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태국에 1-3으로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중국과 태국이 대회 패권을 다툰다.

한국은 중국과 상대전적에서 10승54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고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으로 이긴 이후 14연패에 빠졌다.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중국을 상대로 한 세트라도 빼앗았다는 점이 희망적이었다.

이성희 감독은 주포 김연경(JT마베라스)과 김민지(GS칼텍스)를 왼쪽에 놓고 오른쪽에 황연주(흥국생명), 중앙에 양효진(현대건설), 김세영(KT&G)을 배치해 중국의 높이에 맞섰다.

1세트 초반에는 시소 랠리를 이어갔지만 세트 중반 중국 주공격수 리주안의 대각선 스파이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기선을 제압당했다.

2세트도 양효진의 이동속공 등으로 공격의 길을 찾아봤지만 20점을 따내지 못한 채 무너졌다.

한국은 3세트에서 놀라운 힘을 과시했다.

21-21에서 김연경의 이동공격과 블로킹으로 리드를 잡고 양효진의 블로킹에 이어 김연경이 직선강타를 내리꽂아 세트를 따냈다.

김민지도 빈자리를 찾아 내리 꽂는 스파이크로 힘을 보탰고 유일한 고교생 김희진(중앙여고)도 블로킹에 가세했다.

그러나 4세트에서는 서브 리시브 불안으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11점 차로 무너졌다.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 탓에 공이 그대로 네트를 넘어가 장신의 중국 공격수들에게 번번이 직접 강타를 허용하면서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