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보기, 더블보기, 보기, 보기, 더블보기.
12일(한국시간) 시카고 인근 레먼트의 코그힐 골프장(파71, 7천616야드)에서 펼쳐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번째 플레이오프인 BMW 챔피언십 2라운드 2번홀(파3)부터 6번홀(파3)까지 양용은(37, 테일러메이드)의 스코어카드에 적힌 내용이다.

전날 이븐파로 1라운드를 마친 그가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시카고 한인팬들에게 안타까움과 충격을 안기며 7오버파 149타 공동 63위로 2라운드를 마감한 양용은은 "그동안 강행군으로 피로가 쌓였지만 괜찮을 줄 알았는데 후번 2번홀부터 갑자기 체력이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양용은은 전날에도 보기를 범했던 14번홀(파3)에서 1타를 잃었지만 11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 잡아낸 2개의 버디로 1언더파를 기록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그는 후반들어 드라이브샷에 문제를 보이며 2번홀부터 6번홀까지 5개홀에서 세개의 더블보기와 두개의 보기로 순식간에 8타를 잃어버리며 7오버파를 기록, 순위가 바닥권으로 급추락했다.

양용은은 2라운드 마지막홀인 9번홀(파5)에서도 티샷이 카트용 도로 옆에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으나 아스팔트 위에서 한 두번째 샷으로 만회, 보기가 아닌 파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이날 여전히 사인을 요청하며 몰려든 수많은 팬들에게 하나 하나 사인을 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은 양용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진한 성적을 돌아보면서 농담까지 건네는 놀라운 여유와 평상심을 과시하며 남은 이틀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양용은과의 일문일답.
--2라운드 들어 후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첫번째 더블보기 나왔을 때는 그래도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두번째 더블보기 나오면서 체력도 떨어졌고 기분도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후 연속으로 두개의 보기에 더블 보기까지 또 나왔던 것 같다.

피곤한 게 쌓였는데 거기에 점수까지 안 좋으니까 엎친데 덮친격으로 타수가 늘어났다.

--그런데도 표정은 여전히 침착하고 동요도 전혀 없어 놀라워하는 팬들이 많았다.

▲짜증이 전혀 안나는 건 아니지만 짜증 내도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가급적 속으로만 조금 짜증 내고 만다.

상황이 계속 피곤하긴 했다.

이번주까지 하면 3주 시합이고 저번에 한 주 쉰 것 말고는 힘들게 왔다는 생각도 들고... 역시 또 한 번 ' 시합을 많이 한다고 해서 잘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대회가 이틀 남았다.

오늘 저녁 특별한 체력 보강 계획이라도 있는지.
▲오늘도 한국 식당 가서 식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나와야 한다.

(양용은의 3라운드 티오프 시간은 오전 7시39분) 이틀 남은 경기 중 언더파라도 한번 쳐보고 끝내야지.(웃음)
--9번홀의 두번째 샷에 감탄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티샷이 안 좋아서 두번째 샷 위치가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마지막홀에라도 버디 하나 더 치고 끝내고 싶어서 열심히 쳤다.

비록 버디는 안 나왔지만 어쨌든 내일하고 모레가 있으니까.

또 이번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열심히 쳐야겠다고 생각한다.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걱정하는 팬들도 있던데.
▲이번 주 끝나고 다음 주에는 좀 쉬고 나면 오늘보다야 낫지 않겠나?(웃음)


(레먼트<미 일리노이주>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