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호랑이' KIA 타이거즈가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시리즈를 향해 힘찬 전진을 계속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9CJ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경기에서 1-1로 맞선 8회초 대타 장성호가 극적인 만루홈런을 쏘아올려 6-1로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14년만에 3연전이 모두 매진된 `잠실 빅뱅'에서 완승을 거둔 KIA는 페넌트레이스 18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2위 SK와 승차를 5.5게임차로 유지해 1997년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을 더 높였다.

또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8월에만 20승4패로 고공행진을 벌인 KIA는 프로야구 출범이후 월간 최다승 기록까지 수립하며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호남팬의 응원에 화답했다.

종전 월간 팀 최다승은 지난 해 6월 SK 등 9차례 있었던 19승이었다.

KIA 선발로 나서 7이닝동안 삼진 6개를 곁들이며 2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요리한 윤석민은 최근 9연승을 달리며 시즌 평균자책점을 2.79로 끌어내려 김광현(2.80,SK)을 제치고 2년 연속 방어율 타이틀을 바라보게 됐다.

대구에서는 SK가 용병 에이스 게리 글로버의 호투를 발판삼아 3-1로 승리,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3연전을 모두 패한 5위 삼성은 6위 히어로즈에도 1.5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7-8위가 맞붙은 대전구장에서는 한화가 LG를 8-2로 꺾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한화의 간판투수 류현진은 7⅔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솎아내며 6안타 2실점으로 막아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또 시즌 탈삼진 159개로 조정훈(155개, 롯데)을 제치고 부문 1위로 나섰다.

사직구장에서는 강정호가 동점타와 역전타를 잇따라 터뜨린 히어로즈가 롯데에 4-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잠실(KIA 6-1 두산)
1-0의 살얼음판 리드는 결국 8회에 뒤집어졌다.

끌려가던 KIA는 8회초 이용규가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보내기 번트에 이어 나지완이 볼넷을 고른 뒤 최희섭이 중전안타를 날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홈런,타점 1위인 김상현은 몸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KIA는 대타로 나선 장성호가 두산 5번째 투수 이재우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몸쪽 싱커를 걷어올려 우중간 스탠드 중단에 꽂히는 통렬한 만루홈런을 날렸다.

잠실벌에 호남팬들의 뜨거운 함성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이어 타석에 나선 김원섭도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려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1회말 1,2번타자 고영민과 이종욱이 연속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현수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이후 윤석민의 구위에 눌려 단 1안타도 뽑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사직(히어로즈 4-3 롯데)
히어로즈 승리의 주역은 결정적인 고비에서 행운의 안타 두 방을 날린 강정호였다.

경기 중반까지는 이대호의 솔로포와 카림 가르시아가 2점홈런이 밤하늘을 가른 롯데가 3-2로 리드.
그러나 히어로즈는 7회초 송지만의 번트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강정호의 3루수쪽 땅볼을 이대호가 빠트리면서 행운의 2루타가 돼 3-3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에는 이택근이 볼넷, 더그 클락은 타격방해로 2사 1,3루를 잡은 뒤 강정호가 1루수 키를 넘어 우익수 앞에 살짝 떨어지는 결승타를 쳐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히어로즈 황두성은 8이닝을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최근 5연승을 달렸고 롯데 송승준은 8⅔이닝동안 125개의 공을 던졌으나 8안타로 4실점(3자책)해 패전투수가 됐다.

●대구(SK 3-1 삼성)
용병투수 글로버와 크루세타의 눈부신 투수전속에 SK가 단 한번의 찬스에서 결승점을 뽑았다.

4회까지 무안타에 끌려가던 SK는 5회초 선두타자 박정권이 우전안타, 나주환은 볼넷을 골랐고 정상호가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대타로 나선 박정환은 크루세타로부터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려 단숨에 2-0으로 앞섰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7회말 채태인이 우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대타 이영욱의 적시타때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SK는 8회초 김강민이 크루세타로부터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려 3-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대전(한화 8-2 LG)
최근 물오른 한화 타선이 찬스마다 점수를 뽑으며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1회 강동우와 연경흠의 연속안타에 이어 후속땅볼로 선취점을 올린 한화는 2회 이범호가 우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이여상이 우선상 2루타, 신경현은 좌중간 안타를 날려 3-0으로 앞섰다.

3회에는 김태완의 솔로포와 이여상의 2루타로 2점을 보탠 한화는 4회에도 강동우와 연경흠의 연속 2루타 등으로 3점을 추가, 8-0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류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LG는 5회초 정성훈과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으나 더이상 추격할 힘이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