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의 남자 골프 메이저챔피언을 탄생시킨 한국 골프가 장타력에서도 서양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 유럽 · 일본 PGA투어 등에서도 한국 남자선수들의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0일 현재 한국(계) 골퍼 가운데 장타력이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이원준(24)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네 살 때 호주로 이민간 이원준은 미국PGA 2부 투어인 내션와이드투어에서 지난해(평균 315.7야드)에 이어 장타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내션와이드투어에서 55라운드를 플레이한 이원준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312.8야드.주요 투어를 통틀어 최장타를 날리고 있는 유러피언투어의 알바로 키로스(평균 315.6야드)에 이어 세계 장타 랭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미국 PGA투어의 최장타자 로버트 개리거스와 거리가 같다. 190㎝ 93㎏의 체격을 갖춘 이원준은'골프황제'타이거 우즈의 올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298.7야드)를 앞지르고 있다.

미국 LPGA투어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장타력은 돋보인다. 솔하임컵에서 미국대표로 맹활약한 미셸 위(20 · 나이키골프)는 시즌 평균거리 267.2야드로 이 부문 4위,이지영(24)은 265.5야드로 7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 두 선수와 투어 최장타자인 청야니(대만 · 270.2야드)의 거리차는 5야드가 채 안 되며, 로레나 오초아(261야드)보다는 5야드 가량 멀리 보낸다.

일본 골프투어에서는 허인회(22)가 시즌 평균 291.75야드로 이 부문 9위를 달리고 있다. 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 PGA투어에서는 한국선수들이 장타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으나 재미교포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이 298.4야드로 27위,뉴질랜드교포 대니 리(19)가 295.7야드로 39위,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이 292.1야드로 69위에 올라있다.

한국선수들이 이처럼 세계적 선수들 못지않은 장타를 치게 된 것은 장비 및 스윙 테크닉이 좋아진 데다 장타를 내는 데 필요한 체력을 만들도록 집중적으로 훈련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프로골퍼는 "아시아선수들이 거리 때문에 서양선수들에게 뒤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노승렬 · 배상문 · 김대현 등 300야드 가까이 날리는 우리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 내놓아도 거리만큼은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